이동형 조립식(모듈러) 건축 전문 회사인 '플랜엠'과 '엔알비'가 국내 투자 시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플랜엠은 누적 투자금 1000억 원을 달성했고, 엔알비는 코스닥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른 임시 학교 건물 수요 증가와 주택·호텔·병원 등의 분야로 시장 확대 움직임에 따라 성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앞다퉈 투자금 베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5일 벤처 및 건축업계에 따르면 모듈러 건축은 규격화된 철골 구조물을 공장에서 제작하고, 대상 지역으로 운반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학교를 새로 짓는 데 1~2달 정도면 충분하다. 건축 폐기물이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하고, 건물 해체 후 주요 구조물을 재활용할 수 있어 환경 측면에서도 뛰어나다. 기존 콘크리트 방식보다 내진 성능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점에 힘입어 플랜엠은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약 500억 원 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비롯해 코리아에셋투자증권(190650), 유안타증권(003470) 등이 투자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플랜엠은 2023년에도 490억 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IBK기업은행, 신한자산운용, SBI인베스트먼트(019550), 삼성증권(016360) 등이 당시 참여했다.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누적 투자금 약 1000억 원을 달성하게 된다. 실적도 상승세다. 플랜엠은 지난해 매출액 1208억 원, 영업이익 29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03%, 56% 증가한 수치다.
엔알비는 최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심을 통과, 코스닥 상장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었다. 상장 작업이 완료되면, 국내 1호 모듈러 건축 분야 상장사가 된다. 엔알비 역시 설립 초기부터 VC들로부터 수백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성장해왔다. 누적 투자금 규모는 약 260억 원 수준이다. 주요 투자자로는 우리벤처투자, 코오롱인베스트먼트, SL인베스트먼트, 모비릭스파트너스 등이다. 엔알비는 2019년 포스코A&C 출신 임원과 전문 인력들이 창업한 회사다. 엔알비 역시 설립 이후 빠른 속도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액 528억 원, 영업이익 62억 원을 기록했다.
모듈러 건축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정부는 2020년 40년 이상 노후된 학교 재건축·리모델링 등을 골자로 한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정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모듈러 건축 업체들은 전국 수백 곳의 초·중·고교에 새로운 교육 공간을 구축했다. 이러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호텔 및 주택, 병원, 군대 막사 등의 분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플랜엠은 최근 미국 건설업체 이스턴그룹과 손잡고 현지 모듈러 호텔 건축도 추진 중이다. 엔알비 역시 모듈러 건축 기술을 일반 주택 시장에도 진출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듈러 건축 기술에 대한 해외 대형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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