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과 일본 국채 가격이 급락하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은행들의 해외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이날 만기가 도래한 5000만 달러어치의 외화채를 자체 자금으로 상환했다. 금융사는 외화채를 정기적으로 발행하며 자금 조달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 별다른 변수가 없으면 채권 만기에 맞춰 동일한 규모로 차환을 진행하는 게 일반적인데 IBK기업은행은 이를 모두 갚은 것이다. IBK기업은행은 다음 달 22일 5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 만기도 앞두고 있는데 차환 규모를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다음 달 2일 만기가 돌아오는 2050만 달러 규모의 외화채 차환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차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금융사가 외화채 발행에 대한 고민이 깊은 것은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 시장에서 30년 만기 금리는 21일(현지 시간) 연 5.089%에 마감하며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5%를 넘어섰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도 장 중 한때 4.6%를 넘어서며 시장의 공포감을 키웠다.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일반 채권금리도 따라서 오를 수밖에 없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글로벌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서는 다음 달 3일 대선 이후 새 정부가 20조~35조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를 수십조 원 발행하면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시중금리도 상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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