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국토교통부 특별검사에서 임직원 횡령 혐의가 드러난 스타에스엠리츠가 결국 상장폐지됐다.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를 둘러싼 잡음이 커질수록 신규 투자금 유입이 어려워지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공모리츠 활성화 작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전날 스타에스엠리츠에 대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올해 2월 횡령·배임 공시에 따라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조치를 단행했다. 지난달 23일 회사 측이 이의를 신청했지만 한국거래소는 개선 기간을 부여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업 계속성, 경영 투명성, 기타 공익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2016년 상장한 스타에스엠리츠는 서울 독산동과 경기도 동탄에 엠디호텔 2곳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최대주주가 ‘알136’으로 바뀌면서 사명을 ‘모두투어리츠’에서 ‘스타에스엠리츠’로 변경했다. 알136은 지분 11.17%를 보유 중이다.
스타에스엠리츠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게 된 것은 올해 2월 공시를 통해 현직 임원의 횡령·배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후 정정 공시를 통해 장정성 대표이사는 8억 7700만 원 규모의 배임 혐의로, 장 대표의 친형인 장현주 회장은 61억 4000만 원 규모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전체 횡령·배임 규모는 70억 1700만 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1.55%다. 이후 2024년 사업연도 감사 보고서에서는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까지 받았다.
국토부가 올해 진행한 특별검사 결과 스타에스엠리츠는 자본잠식 상태인 회사 채권에 105억 원을 투자했고 이 회사가 임원 가족에게 투자금을 대여하면서 손실을 끼친 사실이 밝혀졌다. 사무실, 의전 차량, 수행 비서를 제공하는 등 회사 자금을 무단으로 운용해 편익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에 국토부는 2014년 이후 11년 만에 리츠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액주주 대표가 법원에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발도 커지고 있다. 이에 스타에스엠리츠는 삼정KPMG와 매각 주관 계약을 체결하고 최대주주 지분 매각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위한 공개 매각을 추진 중인 상태다. 회사는 6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장 대표 해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스타에스엠리츠 측 관계자는 “대주주를 우량한 곳으로 교체하고 자금 확충과 사업 계획 등을 마련해 국토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투자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폐지로 일단 리츠 업계가 정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자산을 직접 투자·운용하는 자기관리 리츠 투자는 위축되고 자산관리 회사에 맡기는 위탁관리 리츠가 성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국내 최초 상장리츠인 에이리츠가 상장 유지를 위한 최소 매출액 기준인 50억 원에 미달해 2024년 2월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에이리츠의 개선 기간은 6월 21일까지다.
한 대체투자 전문가는 “자기관리 리츠는 운영 방식이나 배당 투명성이 낮은 구조”라며 “정부가 공모리츠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부실 사례가 발생하면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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