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들의 모든 업무 성과와 결과물 등을 포함한 근무 과정을 AI가 다 감시를 합니다. 1년에 한번, 반기에 한 번씩 평가가 이뤄지는 게 아니라, 수시로 업무를 감시하고 평가하고, 최적화 하다가 안 되는 사람들은 내보내기 시작하는 겁니다.”
차인혁 광주과학기술원(GIST) AI정책전략대학원 석학교수는 2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5’ 패널 토론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AI를 활용한 근무가 일상화 된 시점에서 ‘노동의 미래’를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다. 차 교수는 “미국의 AWS(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에서는 이미 AI가 임직원의 업무 전반을 감시하는 ‘알고리즘 매니지먼트’가 번지고 있다”면서 “예전에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감시를 당하면서 기계처럼 일 해왔던 것처럼, 지금의 지식노동자들이 비슷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경력자가 (신입사원이 아닌) AI와 일을 하는 게 생산성이 더 높아지면서 업무 경험이 5년 미만인,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들은 (AI로) 대체되는 시대가 왔다”며 “AI의 등장으로 인해 경제 활동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에 대비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이사는 “3년 뒤에는 (우리 회사의) 직원 80%가 AI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AI가 인간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도 있지만,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못 쓰는 사람의 일자리를 뺏어갈 것으로도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재식 KAIST 김재철 AI대학원 교수(인이지 대표이사)는 “국내 AI 대학원 경쟁률이 굉장히 높아지면서 해외 유수 대학 인재들과 비슷한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다”며 “걱정되는 건 이 친구들이 졸업했을 때 양질의 일자리가 국내에 충분히 많을지 우려스럽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해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토론 진행을 맡은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도 우려의 시선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지난 일주일 동안에만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1만 명 이상 해고됐다”면서 “AI가 산업적 구조를 뒤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그 충격이 한국에도 언젠가는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차 교수는 “AI의 발전 정도와 활용 정도에 따라 AI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사람마다 크게 달라진 상황에서 아직 한국 사회는 그런 경험을 못하고 있다는 게 걱정이 된다”고 걱정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상무도 기업 내 AI 활용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임 상무는 “보고서나 이메일 작성 같은 기본적인 업무 뿐 아니라, 최적화 및 생산 스케줄링, 생산성 및 수율 예측 등 전문가가 보지 못했던 일에도 AI가 쓰인다”며 “AI가 기존 업무를 모두 바꾸는 것이 하루 아침에 일어나는 건 아니겠지만, 각 업무나 생활에서 우선적으로 효용성이 높은 일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전 사회적인 변화를 만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변계풍 이스트소프트 AI사업 본부장은 이에 대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분야에 AI를 도입하면 사회적 효용을 키울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변 본부장은 “사람이 해주지 못하는 부분에서 휴먼AI가 했을 때 의미가 클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한 결과, 시니어 케어 서비스에 AI를 접목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 노인들의 ‘말벗’ 역할을 할 수 있는 휴먼 AI를 만들어 실증 단계를 진행 중이며 상용화 시기를 눈 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은 ‘두뇌혁명: GPT가 연 생성형 AI시대’을 주제로 서울경제신문이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포럼 중 메인 세션2 순서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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