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요즘 눈여겨보는 한국 투자 상품은 ‘EWY’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로 국내 대형주에 분산 투자할 수 있어 '한국 주식 통으로 사는 법'으로 통한다.
정식 명칭은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iShares MSCI Korea ETF)’.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현대차, KB금융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로 구성돼 있어 한국 대표 기업에 고루 투자하는 구조다.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울 때 이 ETF를 활용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EWY에는 무려 1조 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6월 10일까지 7억 7285만 달러(약 1조 584억 원)가 순유입됐다. 2023년 1월 이후 최대치다. 작년엔 줄곧 빠져나가던 돈이 5월 들어 매수 우위로 전환되더니, 6월엔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EWY로 자금이 몰리면서 발행 좌수도 다시 늘고 있다. 지난해 말 6만 2050좌에서 4월엔 5만 1450좌까지 줄었다가, 이달 10일 기준 6만 1200좌까지 반등했다. ETF 수요가 늘면 좌수가 증가하는 구조인데 시장의 관심이 실수치로도 드러난 셈이다.
주가 흐름도 빠르다. 최근 2주(5월 29일~6월 12일) 동안 EWY는 12.8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신흥국 ETF(3.79%), 대만 ETF(6.53%)보다 훨씬 높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8585억 원, SK하이닉스 1조 1744억 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두 종목의 주가는 각각 3.7%, 15.1% 올랐다.
정부 출범 이후 주주권 보호와 기업가치 제고 기대가 커진 데다,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 정책적인 ‘훈풍’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 외국인 입장에선 환차익도 노릴 수 있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EWY는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또 ETF 특성상 지수 전체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므로 개별 종목보다 변동성이 작을 수 있다. 그럼에도 한국 시장을 통째로 사고 싶은 이들에게 EWY는 꽤 괜찮은 입문형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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