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6명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도입 및 대규모 적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한국의 경우 45%만이 관련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정 한국IBM 컨설팅 대표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AI 인사이트 포럼’에서 IBM 기업가치연구소가 시행한 글로벌 CEO 연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IBM 기업가치연구소는 한국을 포함해 세계 33개국 24개 산업군의 CEO 2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한국 CEO의 78%가 AI가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까지 바꾸고 있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평균인 68% 대비 10%포인트 높은 수치다. 한국 기업 CEO들이 AI가 촉발한 변화가 크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다만 한국 CEO들은 AI 에이전트 활용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CEO 중 45%가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있으며 대규모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61%)보다 16%포인트 낮다.
한국 CEO들은 위험 감수 성향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전 세계 CEO의 64%는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을 우려해 해당 기술이 조직에 이득을 주는지 제대로 알기 전에 일부 기술에 투자하고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한국 CEO의 경우 52%가 위험을 감수한다고 답했다.
한국 CEO들 가운데 기술 도입에 있어 ‘빠르게 진행해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느리고 정확하게 진행하는 것’보다 낫다고 답한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이는 글로벌 CEO의 응답률(37%)보다 9%포인트 낮은 수치다. 김 대표는 “한국의 CEO들은 AI 도입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으려는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AI로 인한) 변화가 경쟁 우위 창출 방식이나 산업 구도 변화로 이어진다는 전략적 사고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과반수가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CEO 중 56%는 핵심 기술 인재 확보 및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66%가 향후에는 소수의 고품질 파트너와의 전략적 협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주세민 미래에셋증권(006800) AI본부장은 “AI 도입의 핵심 과제는 인재의 적절한 배치”라며 “개인에 따라 생산성 격차가 10배, 100배까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재적소의 인재 운용이 중요하다”고 했다.
데이터 환경을 효과적으로 구축하는 것 역시 주요 과제로 지적됐다. 글로벌 CEO의 68%는 전사 차원의 데이터 통합 구조가 부서 간 협업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응답했다. 72%는 조직 고유 데이터가 생성형 AI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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