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산업금융 지원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책금융 공급 규모는 확대됐지만, 산업 전환을 뒷받침하는 효과는 여전히 미미하다는 평가에서다.
국회미래연구원이 18일 주최한 산업 금융지원 체계개선 정책토론회에서 한상범 경기대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정책금융이 중소기업 대출과 가계자금 공급 중심으로 운영되며 산업정책 수단으로서의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국가 전략산업 육성 등 고위험·장기 분야에 대한 자금 공급은 부족하고 정책금융기관 간 기능 중복과 비효율성도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주요 정책금융기관을 하나의 틀로 묶는 지주회사 체계 도입이 제시됐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을 산하 자회사로 편입하되 기존 조직은 유지하는 방식이다. 기존 기관 해체에 따른 제도 저항을 줄이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업무 재조정과 기능 통합을 가능하게 하자는 취지다.
정책금융이 신산업 육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도록 전담 투자기관을 신설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산은 내 투자 부서를 분리해 ‘한국산업투자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신생기업·벤처 등 고위험 분야에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다. 허석균 중앙대 교수는 “기존 정책금융만으로는 기술혁신이나 산업전환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전담 조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역 기반 정책금융 확대 방안도 논의됐다. 영남·호남·중부권에 각각 지역정책금융회사를 설립해 관계금융 방식으로 소기업과 지역 산업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중앙-지방 간 연계 지원 체계 강화를 통해 지역 균형 발전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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