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삼성서울병원과 협력해 오가노이드(미니장기)로 약물의 효능을 5주 만에 평가해 고객사에 정보를 제공한다. 수 개월이 걸리는 동물실험과 달리 약물 데이터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신약개발 초기 단계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고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전략팀장(상무)는 17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고객사가 원하는 암종을 대상으로 약물의 효능을 5주 안에 확인해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며 "세포 배양에 4주, 약물 처리에 1주가 소요되며 데이터 분석은 단 하루만에 마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약물 탐색 실험 결과뿐만 아니라 관련 병리학 정보, DNA 및 리보핵산(RNA) 등 유전자 정보도 함께 제공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오가노이드를 통해 신약 개발 임상 시험을 수행하는 임상시험수탁(CRO)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오가노이드는 '장기(organ)'에 '유사함'을 뜻하는 접미사 '-oid'를 더한 말로 주로 사람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다.
동물실험에 비해 약물에 대한 인체 반응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과 비용 절감 효과도 뛰어나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올 4월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오가노이드로 대체한다고 발표하면서 임상시험의 무게가 동물실험에서 오가노이드로 옮겨가고 있다. 이 상무는 "오가노이드 방식은 한 달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비용은 동물실험의 10분의 1수준"이라며 “초기 신약개발 단계부터 고객사와 협업하면 사업 확장은 물론 ‘조기 록인(lock-in)’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가노이드 사업을 위해 인천 송도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생산시설 내에 연구소를 마련했고, 다양한 암종의 오가노이드도 확보했다. 아울러 협업할 국내 병원으로 삼성서울병원을 선정했다. 이 병원은 지난해 기준 450만명 환자의 190억개 이상의 임상 데이터 및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 상무는 "신뢰도 높은 데이터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서울병원의 경쟁력"이라며 "기존 오가노이드 서비스 품질에 만족하지 못했던 고객사의 니즈를 충족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