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인공지능(AI) 기업에 투자하는 미국 헤지펀드 ‘포인트72’에 출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포인트72에 해외 대체투자 자금을 출자했다. 2014년 설립된 포인트72는 미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이자 헤지펀드 중 한 곳이다. 주식과 채권·사모펀드·파생상품·옵션 등 다양한 자산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포인트72는 지난해 말 AI와 반도체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포인트72 트리온’ 펀드를 출시해 올해 초 약 3개월 만에 15억 달러(약 2조 원)를 모집했다. 국민연금도 이 펀드에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출자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포인트72는 지난해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골드만삭스 출신 일리야 가이신스키를 영입해 AI와 자동화 기반의 개발 환경을 만드는 등 테크 기반 조직을 강화했고 AI 분야 직접투자에 나섰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가 추진 중인 ‘100조 펀드’와도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연기금과 기업·국민 등 모든 경제 주체가 참여하는 국민펀드 형태로 100조 원을 모집해 5년간 AI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개 이상 확보 등을 핵심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신경망처리장치(NPU) 국산화와 AI 반도체 기술 투자도 포함된다.
국민연금의 자금이 국내 AI 인프라에 투입된다면 AI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과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는 자본 선순환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기금의 수익성을 간과할 수 없는 만큼 무조건 국민펀드에 투자해야 한다는 논리는 자본시장에 먹히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결국 국민펀드가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해야 연금의 투자가 지속 가능한 성장 고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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