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회를 열고 싶어요.” 병원 침대 위에서도 스케치를 멈추지 않았던 김준희(만 9세, 림프종) 군의 오래된 소원은 이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오랜 투병 생활을 이어온 준희 군에게 그림은 아픔과 걱정을 잊게 해주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전시회’라는 소원은 혼자만 간직해온 그림을 누군가와 나눌 수 싶다는, 작지만 깊은 꿈이었다.
그 소원은 지난 6월 7일부터 27일까지 울산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에서 마침내 실현됐다. 메이크어위시 코리아가 기획하고 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365mc가 함께한 이 특별한 전시는 단 하나의 주인공을 위한 단 하나의 전시회였다.
준희 군은 전시에 선보일 그림 약 20점을 손수 준비했다. 드로잉부터 회화까지, 자유롭고 깊이 있는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들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들었고, 각 그림마다 함께 붙여진 그의 짧은 설명은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
특히 전시 오프닝 날, 내성적인 성격의 준희 군은 직접 도슨트로 나섰다. 마이크 대신 용기를 손에 쥔 채, 조용하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소개했다. 그 순간 전시장에는 따뜻한 박수와 눈빛이 가득 찼다.
또한 별도 마련된 오프닝 행사에서는 준희 군이 오래도록 갖고 싶어 했던 태블릿PC와 전자 펜슬이 선물로 전달됐다. 새로운 상상과 창작의 여정을 응원하는 마음이 담긴 특별한 선물이었다.
이번 준희 군의 소원 성취 여정을 함께한 메이크어위시 코리아 소원사업팀 윤현주 위시디자이너는 “준희는 초등학생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뛰어난 미적 감각과 기획력을 보여주었다.”며, “전시 주제를 직접 정하고 큐레이션 구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준희가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며 꿈을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준희 군의 전시를 후원한 365mc는 지난해부터 준희 군과 같이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아동들을 위한 소원 성취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7세 정주원 군의 소원 성취에도 동행했다. 해양생물학자를 꿈꾸는 정 군을 위해 ‘위시데이 파티’와 제주 한화 아쿠아플라넷 투어 등 다양한 해양생물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전시 오프닝 행사에 후원사 대표로 참석한 박윤찬 부산365mc병원 대표병원장은 “전시회를 꿈꿨던 한 아이의 간절한 바람이 현실로 이뤄지는 과정을 함께 보며 깊이 감동받았다”며 “그림 하나하나에 담긴 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꿈이 관람객에게 큰 울림을 전해 더욱 뜻깊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병마와 싸우고 있는 더 많은 아이들의 꿈이 외면되지 않고 세상에 온전히 펼쳐질 수 있도록 365mc는 지속적인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메이크어위시 코리아 송영대 사무총장은 “모든 관람객이 작가 김준희 위시키드의 그림 솜씨와 작품의 천재성에 감탄했을 것”이라며, “’나만의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소원을 이룬 경험이 앞으로의 치료와 건강한 일상 회복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이번 전시회를 후원해준365mc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메이크어위시(Make-A-Wish®)는 백혈병, 뇌종양, 림프종 등 소아암을 비롯해 희귀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아동(만 3세 ~ 18세)의 소원을 이뤄주는 국제 비영리 단체다. 2002년 설립된 한국지부 메이크어위시 코리아는 소원 성취를 통한 삶의 변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현재까지 5,700여 명의 소원을 이뤘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난치병 아동의 소원 성취를 위해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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