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복구는 민간기업이 함께 근본적인 개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암 투병 중인 이철우(사진) 경북도지사가 10일 경북도청 화백당에서 산불피해 재창조본부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복구과정에서 민간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암 진단 이후 1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공식 회의를 주재했다.
이 도지사는 “이번 산불 피해는 단순히 원상복구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전제 한 뒤 “도청 차원의 복구만으로는 부족하다. 민간기업이 함께 참여해 단순 복구가 아닌 ‘재창조’ 수준의 재설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영덕군 노물리와 석리 일대는 이미 개발에 뜻을 둔 민간기업이 있다”며 “이 기업들과 연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민간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건강 상태도 조심스레 언급했다.
이 도지사는 “암세포가 1개월 만에 60% 사라졌다”며 “몸이 아프다고 해서 도정을 멈출 수는 없다. 산불 피해 지역을 제대로 복구하고, 재창조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내 건강도 함께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안동, 의성, 영덕, 영양, 청송 등 산불 피해 5개 시‧군에 대한 구체적인 복구 방향도 논의됐다.
각 지역의 특색에 맞춘 개발을 병행하고, 단순 주거 복구를 넘어 ‘컴팩트시티’ 개념을 적용한 정주 공간의 전면적인 재설계를 추진하기로 했다.
컴팩트시티는 도시 기능을 일정 구역에 집중시켜 생활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도시 개발 모델이다.
이 지사는 “마을 단위로 접근하되, 단순히 집만 새로 짓는 게 아니라 사람과 커뮤니티가 살아나는 방식으로 복구돼야 한다”며 “사람이 떠난 마을은 다시 무너질 수밖에 없다. 공동체가 복원되고, 젊은 세대가 돌아올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불피해지역 재창조를 위해 직접 대통령실과 협의하는 등 정부와 직접 대화에 나서겠다고 했다.
한편 경북도는 현재까지 피해 지역 내 2458동의 임시 주택 공급을 완료했고, 남은 약 5개 동도 이날 중 설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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