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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으로 바이오 초격차에 날개…일자리 11만개 창출 [다시, KOREA 미러클]

['넥스트 레벨' 첨단제조업] <중> 성장·고용 확대의 마중물

바이오의약품은 정밀 제어 필수

삼성바이오 제2캠퍼스 최첨단화

송도 바이오 수출 전진기지 부상

CDMO 수요늘며 롯데 등도 진출

지속 성장 위해선 신약 개발 필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원제 의약품을 실은 트럭이 상차를 마치고 11일 인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내 삼성바이오로직스 제1바이오캠퍼스를 출발하고 있다. 인천=한민구 기자




“의약품 상차 마쳤습니다. 곧 출발하겠습니다.”

11일 오후 2시 인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제1바이오캠퍼스 2번 게이트 앞에는 8.5톤 윙바디 트럭들이 줄지어 대기 중이었다. 무진동 기능과 항온·항습 장비가 탑재된 화물칸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서 생산된 원료 의약품이 가득 실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한 관계자는 “5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납기 일정에 맞춰 하루에도 수차례 출고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2010년 사장단 회의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듬해 인천 송도에 첫 번째 공장을 착공하며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일각에서는 의약품 생산 경험이 전무한 삼성의 도전에 우려를 표했지만 2013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대규모 수주 계약을 맺고 같은 해 2공장 착공에 돌입하는 등 빠르게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1분기 위탁개발생산(CDMO)에서 매출 9995억 원, 영업이익 4301억 원(영업이익률 43%)을 기록하며 삼성그룹 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제2바이오캠퍼스를 방문해 5공장과 6공장 부지를 직접 점검한 것도 바이오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우는 데 자신감이 붙은 때문으로 해석됐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케미컬 의약품과 달리 살아 있는 세포와 단백질을 활용해 정밀한 생물 반응 제어와 엄격한 운송 환경 관리가 필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5공장을 시작으로 제2바이오캠퍼스(5~8공장)에 디지털 트윈, 전자 제조 기록 시스템, 자율주행로봇 등 첨단기술을 도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단순히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넘어 ‘휴먼 에러’를 최소화해 생산 효율성과 품질을 극대화하고 고객사가 실시간으로 생산 데이터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해 서비스 측면에서도 초격차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2005년 셀트리온(068270)(25만 ℓ)을 시작으로 바이오의약품 제조에 본격 진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78만 4000ℓ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032년까지 132만 4000ℓ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2027년 1공장(12만 ℓ) 가동을 목표로 골조 공사를 진행 중이며 2030년까지 36만 ℓ 규모의 생산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자회사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통해 10만 ℓ 규모의 CDMO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며 SK그룹은 SK팜테코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를 중심으로 프랑스 이포스케시와 독일 IDT바이오로지카 인수를 통해 CDMO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간척지였던 송도는 첨단 제조업의 한 축인 바이오를 등에 업고 수출 기지로 부상했다. 셀트리온이 첫 공장 건설을 시작한 2002년 의약품 수출액은 3억 4395만 달러였지만 2022년 104억 8247만 달러로 급격히 불어났다. 2023년(78억 6863만 달러) 주춤했지만 올 상반기 44억 1292만 달러로 다시 100억 달러대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사업체 고용 규모는 11만 1306명으로 2017년(8만 724명) 이후 매년 평균 5.5% 성장했다. 송도 비중이 60.9%인데 송도에서는 바이오 산업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고용과 경제 발전에도 혁혁한 기여를 한 셈이다. 인천광역시가 2023년 실질 경제성장률 4.8%로 2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한 것도 바이오의 힘이 컸다.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PwC컨설팅에 따르면 글로벌 CDMO 시장은 2023년 191억 달러에서 2029년 439억 달러로 연평균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종문 PwC컨설팅 전무는 “한국은 바이오 분야에 최고의 인재들이 있고, 수명 연장 같은 영역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면서 “지난해 2조 4000억 달러(3311조 원) 규모의 전 세계 바이오 시장은 2030년 3조 3000억 달러(4552조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국내 CDMO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CDMO 사업은 임상 1상부터 매출 실현까지 평균 5년 이상이 걸린다”며 “인력 확보와 장기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통합 고용 세액공제 제도의 일몰 기한을 최소 10년 이상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료 의약품 수입 시 통관 절차를 간소화해 원료 확보를 신속히 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 제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신약 생태계 조성도 CDMO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글로벌 CDMO 매출 1위인 론자는 신규 계약의 90% 이상이 위탁개발(CDO)로 전체 매출의 30%를 CDO에서 창출하고 있다. CDO를 하던 의약품이 상업화되면 자연스럽게 위탁생산(CMO) 계약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CDMO 매출을 소폭 앞지른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역시 매출의 40%가량이 CDO에서 나온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비중이 아직 10%에 못 미치고 대부분 CMO에 집중돼 있다.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과 중국은 바이오텍 중심의 신약 개발이 활발해 CDO에 대한 수요도 크다”면서 “국내 CDMO 기업들이 더욱 성장하려면 신약 생태계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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