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챔피언 자리를 20년 만에 되찾았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여자부 최종전에서 대만을 2대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2005년 초대 대회 우승 이후 20년 만에 이 대회 왕좌 탈환에 성공했다.
한국은 앞서 중국과 1차전서 2대2 무승부, 일본과 2차전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런데 최종전에서 대회 첫 승리를 따내며 1승2무(승점 5)가 됐고, 앞서 0대0으로 비긴 일본(1승2무·승점 5), 중국(1승2무·승점 5)과 승점이 같아졌다. 이번 대회는 승점이 같을 경우 동률인 팀끼리 치른 경기만을 기준으로 상대 전적, 골득실, 다득점 순서로 순위를 결정한다. 세 팀은 상대 전적과 골득실이 같았지만 한국이 다득점에서 3골로 앞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극적인 우승을 따냈다. 나란히 1승 1무을 기록한 중국과 일본 중 하나가 챔피언에 오를 것으로 보였지만 두 팀의 경기가 0대0으로 끝나면서 한국이 대만에 승리하기만 하면 우승하는 기회를 잡았다.
신상우호는 이번 대회 처음 선발 출전한 케이시 유진 페어(에인절시티)와 34세 베테랑 지소연(시애틀 레인)을 앞세워 초반부터 상대 진영을 몰아쳤다. 전반전 공 점유율 80%를 기록하고 슈팅 수에서는 9대0으로 앞섰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 등에 막혀 득점하지는 못했다. 결국 신상우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페어와 추효주(오타와 래피드) 대신 문은주(KSPO), 강채림(수원FC)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결승 골은 팀의 ‘에이스’ 지소연이 터뜨렸다. 후반 25분 대만 전지원이 페널티 지역에서 강채림을 잡아채 파울과 함께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지소연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후반 40분에는 김혜리가 오른쪽에서 넘긴 컷백을 장슬기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갈라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이번 승리로 한국은 대만과 상대 전적에서 15승 2무 4패로 격차를 벌렸다. 2001년부터 이어진 맞대결 연승 행진은 15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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