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에서 극한호우로 실종된 4명을 찾는 수색 작업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21일 경남도와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경남소방 등은 인력 315명과 장비 98대를 동원해 산청읍 모고리 등 4곳에서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산청에서는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사망 10명, 실종 4명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종자가 발생한 지역은 산청읍 모고리(70대), 단성면 방목리(60대), 신등면 율현리(80대), 신안면 외송리(80대) 등 모두 4곳이다.
경남소방본부 구조대 등은 오전 6시부터 다시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150여 명의 구조대원과 드론, 구조견, 열화상 카메라 등 장비를 총동원해 실종자 4명을 찾고 있다. 오전 11시 현재까지 추가 발견 소식은 없다. 무너진 주택 잔해와 산사태 등으로 휩쓸려 온 유실된 토사량이 많아 수색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집중호우가 걷히고 난 뒤 다시 찾아온 무더위도 앞으로 문제다.
아침엔 비교적 선선한 편이지만, 이날 낮 최고기온이 32도로 예보되는 등 더위와 싸움도 벌이고 있다. 며칠째 수색과 복구 작업을 이어가는 소방·경찰·주민들의 피로도가 오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산청에는 소나기도 예보된 상태다. 경남 지역 예상 강수량은 5~60㎜이지만 산청과 진주, 합천 등 서부 내륙 지역은 80㎜ 이상으로 예보됐다. 특히 비가 집중되는 곳은 시간당 30~50㎜의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전망돼 주민들은 연약해진 지반 때문에 또 산사태가 날까 우려하고 있다.
산청군은 시천면의 강수량이 798㎜를 기록하는 등 평균 632㎜의 극한 호우가 집중돼 곳곳에서 산사태와 하천이 범람했다. 10명의 사망자 중 7명이 집중된 산청읍 지역에만 697.5㎜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특히 산사태가 난 19일 하루에만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커졌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이날 실국본부장 회의에서 "유족들에게 애도와 위로를 전하며, 도가 가용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실종자 수색과 응급 복구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앞으로 태풍 등 언제 폭우가 쏟아질지 모르기 때문에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산사태 발생 지역의 응급 복구뿐만 아니라 도민 불편이 없도록 도로 등 공공시설도 빠른 복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피에 나섰던 산청 517명, 합천 274명 등 7개 시군 929명은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농작물과 가축 피해도 계속 집계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농작물 피해 규모는 3964㏊다. 피해 작물은 주로 벼(3217㏊)이며, 고추·콩·딸기·깻잎 등 다양하다. 하우스 침수도 203㏊로 집계됐다. 산청군이 1222㏊로 가장 많다. 가축 피해도 8개 시군에서 닭과 오리가 집단 폐사하고 양봉 피해도 419군으로 조사됐다. 집계된 추정 피해액만 약 600억 원에 달한다.
한편 박 지사는 산청군 등 호우 피해가 큰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폭우에 인명 피해가 잇따르면서 피해 지역에 대해 조속히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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