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지만 해외여행 수요는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부동의 인기 여행지였던 일본의 예약률은 급감하며 이례적인 부진을 보이고 있다.
29일 주요 패키지 여행사의 예약 데이터를 보면 교원투어 여행이지는 오는 8월 해외여행 예약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했다. 노랑풍선 역시 전체 예약량이 약 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변화는 일본행 수요다. 노랑풍선 기준, 지난해 8월 전체 예약의 20%를 차지했던 일본은 올해 13%까지 하락했다. 여행지에서도 일본 비중이 11.0%에서 7.3%로 떨어지며 유럽보다도 낮은 순위로 밀려났다.
일본 여행 수요가 이처럼 급격히 줄어든 이유로는 올 7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일본 대지진설'과 함께 고물가, 엔화 강세 그리고 극심한 폭염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홍콩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의 수요 급감에 따라 7~8월 가고시마·구마모토행 항공편을 전편 결항했고 요나고·도쿠시마 등지의 국제선 정기편도 9월부터 운휴에 들어갔다.
기후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의 8월 평균 습도는 최근 10년간 상하이와 태국 방콕을 웃도는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분석됐다. 해양 온난화로 인해 습도가 급격히 올라간 것이 원인이다.
도쿄의 체감 더위는 우기의 동남아 수준을 넘어섰고, 상대적으로 선선한 기후로 여름철 인기였던 홋카이도마저 지난 주말 최고 40도에 달하는 폭염을 기록하면서 '일본 피서'의 매력은 크게 퇴색됐다.
여기에 10월 추석 연휴로 인한 장기 휴가 수요 분산도 일본행 예약 부진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중국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노랑풍선의 중국 예약 비중은 지난해보다 2%p 오른 21%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고 여행이지도 16%로 선호도 1위에 올랐다.
중국행 수요 증가의 배경으로는 지난해 11월 시작된 무비자 정책과 함께 백두산·내몽골·장자제(장가계) 등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복합 관광 콘텐츠가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베트남·필리핀·유럽 등의 예약률은 소폭 상승하며 안정적인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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