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30년 간 진화해온 세스코의 K-방역의 기술력이 펼쳐진다. 이번 글로벌 행사를 통해 한국이 일일이 손으로 해오던 위생·방역이 이젠 공간까지 살균하는 앞선 기술력으로 무장한 위생·방역 선진국으로 본격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31일 위생업계에 따르면 88 서울올림픽 시절만 해도 방역과 청소, 안내까지 행사장 위생은 대부분 사람의 손에 의존해 이뤄졌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한국이 세계에 문을 연 역사적인 국제행사였다. 당시 대회 준비 과정에서 종합환경위생기업 세스코(당시 전우방제)는 대규모 행사에 맞는 해충 방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조직위원회에 방제 작업의 필요성을 직접 설득했다. 실태조사 결과, 주요 시설과 주변 지역에서 예상보다 많은 해충과 쥐의 흔적이 확인되자 조직위는 전면적인 방제 작업을 세스코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세스코는 본사 직원까지 현장에 투입해 구역별 특성에 맞춘 방제 계획을 세우고, 경기장, 선수촌 아파트, 공원 등에서 해충과 쥐 방제를 반복적으로 시행했다. 선수촌 아파트는 신축 건물 특성상 날벌레가 많았고, 올림픽공원은 쥐가 주요 대상이었다. 세스코는 침입로를 차단하고 서식지를 없애며 예방과 사후 관리에 철저를 기했다. 또한 선수와 관람객 안전을 위해 가장 안전한 약제와 방제 방식을 적용했다. 88올림픽에서 세스코는 대한민국 K-방역의 초석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국제행사의 방역과 위생 관리 방식은 민관 협력으로 과학적 장비와 함께 더욱 선진화됐다. 세스코는 2010년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두 달 전부터 전문적인 방제 계획을 세웠다. 개최 장소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실내 선반이나 자판기 아래 등 눈에 띄지 않는 곳에는 '모니터링 트랩’감시장치를 설치해 해충의 종류, 개체 수를 파악했다. 주변 음식점이나 봉은사 뒷산에서 쥐가 숨어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코엑스 둘레로 80여개의 구서 장비도 배치했다. 모기 발생을 막기 위해 배수로와 화장실 쓰레기통 꼼꼼히 살균·세척했다. 당시 강남구 보건소 역시 ‘3무(無) 도시 강남’(먼지, 냄새, 모기 하나까지 박멸)을 선포하며, 부유식 송풍장치(강력한 바람으로 물결파를 일으켜 모기의 산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모기를 박멸하는 장치)를 개발해 모기 산란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인력에 의존하던 관리 방식은 첨단 방역장비와 과학적 해충관리 기술로 진화했고, 2012년 여수엑스포에서도 첨단 방제를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APEC정상회의까지 감염병 예방을 넘어‘국가 청정위생 이미지 관리’로 그 역할이 확대됐다.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위생환경 기술의 현재와 청정대한민국으로의 완성을 확인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이제는 공간을 관리한다. 세스코는 10월 예정된 APEC 공식회의 기간 동안 해외 각국 내외빈이 방문하는 공간의 살균과 위생 관리를 지원한다. 행사장 주요 장소와 이동 동선에는 세스코의 첨단 바이러스 살균 솔루션이 적용되며, 회의장 내부에는 공기 살균과 청정을 동시에 수행하는 판테온 공기살균청정기가 설치된다. 회의장 입구, 식당, 주방 등에는 방문객 교차 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자동 손 소독기가 배치되며, 화장실에는 자동 손 세정기와 방향기가 설치된다.
세스코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국제행사는 위생 관리 방식까지 포함해 지난 수십 년간 크게 달라졌다”며, “20년 만에 국내에서 다시 열리는 APEC 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과학적인 공간 위생 관리로 빈틈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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