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1조 원이 넘는 보상으로 인공지능(AI) 인재를 ‘싹쓸이’하는 와중에도 ‘거액의 제안’을 거절한 인물들도 많다. 자신의 사업을 하고자 하는 욕망과 안전한 AI 구축을 위한 사명감, 저커버그 외 다른 리더들에 대한 믿음이 ‘충성심’의 원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자금력만으로 한계에 부딪히는 사례가 확인된다”며 “일부 AI 연구자들은 자유계약(FA) 선수처럼 행동하지만 상당수는 자신이 선택한 리더에게 흔들리지 않은 충성심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미라 무라티와 그가 설립한 싱킹머신랩(TML) 공동창업자 앤드루 툴록이다. 저커버그는 TML 인수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툴록에게는 최대 15억 달러에 달하는 보상까지 제의했지만 이 역시 거절당했다. 저커버그는 일리야 수츠케버 전 오픈AI 수석과학자가 창업한 SSI 인수도 타진했으나 실패했다.
오픈AI 출신들이 만든 앤스로픽의 상황도 비슷하다. 메타초지능연구소(MSL)는 앤스로픽 출신 인물들을 다수 영입했지만 7인의 공동창업자 중에서는 이탈자가 나오지 않았다. 메타가 앤스로픽에서 영입한 직원 두 명은 메타 출신들이다. WSJ는 “앤스로픽은 AI가 인류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누는 사회운동에서 시작된 모임으로 끈끈한 공동체 의식을 지녔다”고 짚었다.
메타가 연락한 인력과 보상 규모를 감안할 때 영입 ‘타율’이 낮다는 평가도 있다. 저커버그가 무려 100여 명에 달하는 오픈AI 직원들에게 연락했지만 실제 영입한 인원은 10명 남짓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메타의 제안을 거절한 오픈AI 연구원들은 범용인공지능(AGI)에 오픈AI가 가장 가깝다고 믿거나 자신의 연구 성과가 광고 기반 플랫폼(메타)에 쓰이는 것을 경계한다”며 “록스타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존재감을 가진 거물급 인사들과 각 스타트업이 지닌 독특한 문화는 직원을 하나로 묶고, 인재 영입 전쟁이 이어진 끝에 기업들이 ‘수비 전략’에도 능숙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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