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수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이달 초 중 내놓겠다고 밝혔다. 한미 관세협상 내용에 맞춰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고 한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이 뒷걸음치지 않도록 정책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김 장관은 1일 “우리 수출기업들의 현장 목소리를 토대로 신뢰할 수 있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한 중소·중견 기업의 피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련 지원 대책을 9월 초부터 발표·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에 따르면 산업부의 대책은 △단기 경영지원 및 내수 창출 △수출 시장 다변화 지원 △주력·유망 업종 근원적 경쟁력 강화를 세 축으로 할 예정이다.
정부가 수출 기업에 대한 대책을 새로 내놓는 것은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에 합의한 덕에 ‘관세 불확실성’의 구체적인 내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상반기에는 언제 어떤 품목에 어느 정도의 관세가 매겨질지 알 수 없는 예측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면 하반기에는 품목별로 구체적으로 설정된 상호·품목 관세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자동차 관세의 경우 유럽·일본과 같이 총 15%를 적용받아 기존에 누리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이익이 사라졌다. 철강·알루미늄 품목 관세 역시 광범위한일반 기계 제품이 파생상품으로 포함돼 피해가 예상된다.
한편 이같은 미국발 관세 폭풍에도 불구하고 수출 실적은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에 따르면 8월 수출액은 584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 늘었다.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6억 달러로 전년 대비 5.8% 개선됐다. 대미 수출이 12% 급감하고 대중 수출도 2.9% 줄어드는 등 1·2위 수출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대만·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중동, 중앙아시아 등 지역에서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덕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8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7.1% 증가한 151억 달러를 기록해 관세 효과를 상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자동차 역시 미국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유럽·중동 등 대체시장에서 친환경차·중고차 수출이 대폭 확대돼 역대 8월 중 가장 높은 기록(55억 달러)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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