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위한 양산용 'High(하이) NA EUV' 장비를 이천 M16팹(Fab)에 반입했다. 주요 메모리 경쟁사가 연구용으로 사용 중인 이 장비를 SK하이닉스는 최초로 양산용으로 반입해 차세대 공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양산용 'High NA EUV' 장비가 이천 M16팹에 반입된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3일 밝혔다. 이날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행사에는 김병찬 ASML코리아 사장, 차선용 SK하이닉스 부사장(미래기술연구원장·CTO), 이병기 부사장(제조기술 담당) 등이 참석해 차세대 D램 생산장비 도입을 축하했다.
SK하이닉스는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경쟁 환경에서 고객 니즈에 부응하는 첨단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업체가 생산성과 제품 성능을 높이려면 미세 공정 기술 고도화가 필수다. 회로를 더 정밀하게 구현할수록 웨이퍼당 칩 생산량이 늘어나고 전력 효율과 성능도 함께 개선되기 때문이다.
EUV는 기존 반도체 노광공정 소재인 불호아르곤(ArF)에 비해 빛의 파장이 13분의 1 수준으로 짧아(13.5나노미터) 초미세 공정을 구현할 수 있는 광원이다. 7나노미터(nm) 이하의 시스템반도체와 1a(4세대·10나노급) D램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0나노급 4세대(1anm) D램에 EUV를 첫 도입한 이후 최첨단 D램 제조에 EUV 적용을 지속 확대해 왔다. 하지만 미래 반도체 시장을 위한 극한의 미세화와 고집적화를 위해서는 기존 EUV 장비를 넘어서는 차세대 기술 장비가 필요하다.
High-NA EUV는 EUV에서 성능을 더 끌어 올려 2나노 공정이 가능한 장비다. 기존 EUV의 렌즈 수차는 0.33으로 High-NA EUV는 0.55로 더 높다. 렌즈의 수치를 뜻하는 NA는 수치를 높일 수록 해상력이 향상된다.
이번에 도입한 장비는 네덜란드 ASML의 '트윈스캔 EXE:5200B'로 High NA EUV 최초의 양산용 모델이다. 기존 EUV(NA 0.33) 대비 40% 향상된 광학 기술(NA 0.55)로 1.7배 더 정밀한 회로 형성이 가능하고 2.9배 높은 집적도를 구현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장비로 기존 EUV 공정을 단순화하고 차세대 메모리 개발 속도를 높여 제품 성능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병찬 ASML코리아 사장은 “High NA EUV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여는 핵심 기술”이라며 “SK하이닉스와 긴밀히 협력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 혁신을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차선용 CTO는 “이번 장비 도입으로 회사가 추진중인 미래 기술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를 확보하게 됐다”며 “급성장하는 AI와 차세대 컴퓨팅 시장이 요구하는 최첨단 메모리를 가장 앞선 기술로 개발해 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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