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GS(078930)그룹 회장이 “석유화학·가스 등 전통의 화학·물리적 기술이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면 그룹이 새로 발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8일 서울 강남구 서울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4회 GS그룹 해커톤’에서 “석유화학이나 가스 등은 기반 산업이기 때문에 발전을 못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허 회장은 전통 제조업에 AI를 접목하면 유의미한 업무 효율화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구성원의 현장 도메인 지식에 생성형 AI가 결합하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을 수 있다”며 “AI는 실제 비즈니스에 활용될 때 비로소 가치가 실현되는데 GS는 플랫폼과 사례를 적극 개발하고 공유해 대한민국 AI 생태계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GS그룹 해커톤은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팀을 구성해 AI 등 첨단기술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사업화하는 경연이다. 올해 대회는 생성형 AI를 업무 현장 곳곳에 적용해 즐겁게 혁신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아 ‘PLAi: Play with GenAI’를 주제로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GS 전 계열사와 외부 기관을 포함해 837명(256개 팀)이 참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428명은 현장에 직접 모였고 지난달 진행된 온라인 리모트 리그에는 409명이 참여했다. 물리적 제약을 없애자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참가자들은 1박 2일 약 30시간에 걸쳐 문제 정의부터 해법 제시,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전 과정을 밀도 있게 진행한다. 경연장에서는 AI를 접목한 업무 효율화 아이디어부터, 주유소·편의점·건설 현장 등 각 사업장에서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다양한 혁신안이 쏟아졌다. 선발된 우수팀은 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아 실제 구현에 나선다.
특히 올해는 GS가 자체 개발한 AX(인공지능 전환) 플랫폼 ‘MISO(미소)’와 글로벌 테크기업 버셀(Vercel)이 제공한 바이브코딩 툴 ‘v0’가 도입돼 결과물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다. 개발 경험이 없는 사람도 자연어만 입력하면 코드나 웹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바이브코딩은 아이디어를 실체화해 짧은 시간에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해커톤의 속도감과 맞아떨어졌다.
GS는 그룹 차원에서 AI의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AI 담론이 반도체칩이나 LLM(대규모 언어모델) 같은 인프라 중심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AI의 진정한 가치는 현장 활용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해커톤도 단순한 아이디어 경연이 아닌 임직원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AI로 해결하는 성공 경험을 쌓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AI 전문가라 하더라도 특정 분야의 도메인 지식이 부족하면 현장에 최적화된 모델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직원이 직접 AI를 활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GS그룹 관계자는 “AX는 GS 전 계열사가 공유하는 혁신의 방식이자 문화”라며 “해커톤은 그 문화를 가장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무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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