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채널에 따라 잘 팔리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종류도 다릅니다. 편의점에서는 직관적 문구와 소포장, 합리적 가격의 건기식을 시도해볼 수 있는 점이 강점입니다.”
편의점 최초로 건기식을 출시한 CU에서 상품 기획부터 개발, 판매까지 전 과정을 진두지휘한 황지선 BGF리테일 가공식품팀 팀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건기식은 성장세가 둔화된 편의점으로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신성장 분야”라고 강조했다.
올해 초 다이소가 건기식을 출시하면서 호응을 얻자 편의점들을 포함한 유통사들도 뒤따라 손쉽게 시류에 편승한 것처럼 보이지만, 황 팀장의 건기식 구상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숙취해소제가 편의점 내 꾸준한 매출을 보이는 것을 보고 시장성을 확인했고 지난해 1월 이중제형(알약과 액상이 합쳐진 형태) 비타민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제품은 9개월 간 200만 개가 판매되며 공전의 히트를 쳤다.
그럼에도 건기식 개발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내부에는 건기식 시장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야 했고, 보수적인 제약사들을 설득하는 것도 황 팀장의 몫이었다. 그 결과 올해 2월 건기식을 위한 신성장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됐고 7월 말 종근당, 동화약품과 손잡고 전국 6000여 점포에서 11종의 건기식을 출시했다.
황 팀장은 편의점만의 강점을 가진 건기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편의점을 오가는 소비자들이 가볍게 시도해볼 수 있도록 10알 단위 소포장으로 구성하고 제품명도 직관적으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종근당의 건기식은 눈건강, 간겅강, 다이어트 등의 문구를 전면에 표기했다.
다이소가 30알 단위로 판매하는 데 반해 소포장은 비용부담이 더 크지만, 그는 이중제형 비타민이 낱개 판매로 성과가 좋았던 점을 들어 경영진을 설득했다. 동시에 1+1 행사와 번들 구매 시 60% 할인 혜택을 적용하자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약 10만 개를 돌파했다.
현재 압도적 판매 1위는 다이어트 건기식이다. 황 팀장은 “저속노화, 헬시플레저 등 건강 트렌드에 맞춰 셀프 건강관리에 익숙한 MZ세대가 편의점 건기식의 주요 소비층이라는 의미”라며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에서 소비자들의 건강증진에 도움되는 제품들의 저변이 꾸준히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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