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한 달도 안돼 다시 중동행 비행기에 올랐다. 친환경 모빌리티산업 육성과 스마트시티 건립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중동 지역에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전용기를 타고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했다. 오는 19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 일정에 동행하기 위해서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UAE에서 열리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다. UAE 측과 수소와 전기차,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분야에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3년 UAE 국부 펀드 무바달라 투자회사와 ‘친환경 전환 및 미래 신사업 가속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무바달라는 아부다비투자청, 두바이투자청과 함께 UAE 3대 국부펀드로 꼽힌다. 당시 현대차그룹과 무바달라는 수소와 그린 알루미늄, 친환경 모빌리티, AAM 부문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유영상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조석 HD현대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도 참석한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달 27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 단독 면담을 가졌다. 정 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는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만난 적이 있지만 단독 면담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정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자동차 산업과 스마트시티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우디는 기존 에너지 중심의 산업구조를 제조업·수소에너지 등으로 다변화하는 국가 발전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현대차 및 기아(000270))·건설(현대건설(000720))·철강(현대제철(004020)) 사업을 아우르는 만큼 사우디 ‘비전 2030’과 접점이 많다.
정 의장은 사우디에 건설 중인 ‘HMMME(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와 관련해 “사우디 산업 수요와 고객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특화 설비를 적용한 맞춤형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감안해 생산능력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최초의 현대차 생산 거점인 HMMME 건설을 결정했다. 사우디 국부펀드가 70%, 현대차가 30%의 지분을 투자했다. 5월 착공에 들어갔고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생산 규모는 5만 대로 전기차·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하게 된다.
사우디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현대차그룹은 도요타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도요타의 현지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23만4560대(점유율 28.0%)이며 2위 현대차(13만 5878대, 15.6%)와 3위 기아(000270)(6만 3637대, 7.6%)가 뒤를 쫓고 있다. 올해는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보다 5.9% 늘어난 21만 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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