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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인식기술 현실화에 주력

영화 ‘아웃 브레이크’의 한 장면. 별 두개짜리 계급장을 단 모건 프리먼이 군사기밀이 담긴 비밀 금고에 들어가려 한다. 문 앞에 설치된 지문인식장치에 손을 대자 들려 오는 친근한 기계 합성음. “신원 확인 완료. 어서 오십시오. 장군님“ 여기서 잠깐! 만일 그 순간 요란한 경보음이 울리며 컴퓨터에서 “신원 미확인. 출입 불가”라고 한다면? 너무나 황당해 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함께 진지하던 영화는 순식간에 코미디로 변해 버릴 것이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생체인식장치가 이제 현실에서도 등장했다. 국내의 경우 지문인식, 홍채인식 등 관련 기업만 20여개가 넘는 상태. 그 중 슈프리마(대표 이재원, www.suprema.co.kr)는 지문인식 원천기술을 보유, 지난 8월 캐나다 퀘벡시에서 열린 지문인식 콘테스트 FVC2002(Fingerprint Verification Competition 2002)에서 전체 48개 팀 중 9위를 차지해 아시아권 1위의 성적을 거둔 회사다. 이 회사 이재원 사장(35)을 만나 국내 지문인식산업의 현황과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지문인식기술의 척도 3가지 이 사장은 생체인식기술에서 오류를 검증하는 기준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그 첫째는 접근이 허락되지 않은 사람을 통과시키는 오류인 ‘FAR(False Access Rate)’. 이 비율이 1% 라면 지문 인식기를 통과한 100명 중 1명은 사실상 출입이 금지된 사람일 수 있다는 얘기다.

지문인식 기술의 우위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척도로 대개 이 FAR이 꼽힌다. 두번째 기준은 ‘FRR(False Rejection Rate)’로 출입이 허락된 사람을 통과시키지 않는 오류를 말한다. 이 오류율이 높다면 당연히 출입해야 할 사람인데도 “출입 불가” 경보음이 울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 십상이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지문인식기가 현실에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이 비율을 극소화시키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이 사장은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속도’. 검증의 정확성도 중요하지만 실생활에 지문인식이 사용되려면 지문인식 속도도 빨라야 한다는 얘기다. “지문인식으로 신원을 확인한답시고 자물쇠 10개는 족히 열만한 시간이 걸린다면 지문인식기술의 응용력이 심히 의심스러워지게 마련”이라고 이 사장은 전했다.

지문인식기술의 최대 과제는? 이 사장은 지문인식기술의 상용화에 따른 어려움을 다음과 같이 털어 놓았다. “도어락 같은 제품에 들어가는 생체인식 CPU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PC에 쓰는 것보다 훨씬 저 사양입니다. 여기에서 복합 연산을 가능하게 만드는 점이 지문인식 기술의 최대 과제죠”. 뿐만 아니라 리소스도 한정되어 있어 어려움은 더욱 커지게 된다고 이 사장은 전했다.



또 지문인식기 역시 자체적으로 전력을 소비하는 만큼, 자주 전지를 갈아주는 귀찮음을 없애기 위해 사용 전력을 최소화 하는 것도 지문인식 기술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출시된 지문인식 관련 제품들은 대부분 지문 인식 이외에 비밀번호 입력 방식 등이 함께 제공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사장은 “이는 출입 통제를 완벽하게 하는 시도이기도 하지만 지문만으로 신뢰도가 부족해 부가적인 장치가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를 풀이하자면 생체인식 기술의 완전한 보편화 단계, 즉 오직 지문만으로 100% 출입통제가 가능한 적인 단계에 진입하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생체인식 기술 현실화 필요 이 사장은 원천기술을 가진 회사대표 답지 않게 빠르게 성장하는 생체인식시장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다. 첨단 기술로 각광 받다보니 기술력의 변화를 무시한 채 시장이 지나치게 빨리 형성되었다는 것. 이 사장은 “사용의 편리함으로만 본다면 굳이 지문인식이 아니더라도 RF카드 등이 오히려 더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최첨단 기술로 인식되다보니 지문 등 생체인식기술의 보다 현실적인 응용 방안에 대한 고민은 적었습니다”. 결국 생체인식 기술이 보다 보편적이고도 쉽게 쓸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지문인식 기술 자체 뿐만 아니라 시장 상황 등 주변환경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이 사장이 전하는 메시지다.

이 사장은 “첨단 기술 보다도 실제 현실에서 적용 가능한 기술개발과 응용에 주력할 것”이라며 “고급기술을 보유한 회사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기술을 구현한 회사로 평가 받고 싶다”고 말했다. 엔지니어 출신답지 않게 세계 정상권의 기술력을 자랑하지 않고 오히려 현장 응용을 강조하는 이 사장. 그의 ‘꿈’이 ‘현실’이 되길 기대해 본다.
서울경제신문 성장기업부 현상경기자 <hsk@sed.co.kr >

1987~1991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졸
1991~1993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석사
1993~1997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박사
1997~1997스탠포드대학교 연구원
1997~2000(주)삼성전자 종합기술원
2000~현재(주)슈프리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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