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밀란코비치의 이론은 지난 수백만 년간의 10만년 단위 빙하 주기를 흡족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다트머스 대학의 지구화학자 무쿨 샤르마는 자신이 지구의 기후와 태양 자기활동 사이의 관계를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샤르마는 지난 20만년간의 태양 자기 활동 양상을 구성하기 위해 추론을 이끌어 냈다. 그는 태양이 고에너지의 은하 우주선(빛의 속도로 은하계를 관통하는 원자핵)이 지구에 도달하는 과정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측정하는 태양 변조 상수에 초점을 맞추었다. 샤르마는 “우리는 태양이 자기를 띤 분자들을 우주로 내뿜어 자기장을 형성하는 막대자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자기장은 지구 자기장과 함께 우주선을 굴절시킨다.
수천 년 동안의 태양 변조 상수를 알고 싶다면, 바다 밑바닥에서부터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해양 퇴적층 표본 (마치 밀크쉐이크에서 빨대로 아이스크림 샘플을 뽑아내는 것처럼 바다 밑바닥에 구멍을 뚫어 뽑아낸 원기둥)에는 그 퇴적층이 형성된 당시 지구의 상태를 알려주는 실마리가 들어있다. 샤르마는 학계에 발표된 논문 자료들을 가지고서, 해양 퇴적층 표본에 들어있는 베릴륨-10의 수치를 연구했다. 그는 은하우주선이 지구 대기권을 뚫고 들어왔을 때 생겨난 방사성 동위원소인 베릴륨-10의 수치를 이용해 지난 20만년간의 태양 자기 활동을 그래프로 나타냈다.
여기서 샤르마는 한가지 패턴을 발견했다. 태양 변조 상수가 지구의 빙하기 주기와 마찬가지로 10만년마다 증가했다가 감소하는 것이었다. 그는 10만년 주기로 지구의 평균 기온과 태양의 자기 활동이 일치, 증감한다는 것도 발견했다.
천문학자들은 태양의 자기 활동과 지구 기후 사이의 이 표면적인 연관성(샤르마는 더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백만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양의 데이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에 대해 몇 가지 가설들을 내놓았다. 어쩌면 태양이 우주선에 영향을 미쳐 그것이 반대로 구름 형성에 영향을 끼치거나, 혹은 단순히 자력이 왕성한 태양이 더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만약 10만년의 빙하기 주기가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로 들린다면, 지구 온난화 문제를 생각해 보라. 태양 자기 주기는 보다 즉각적인 기후 변화에 한 몫을 한다는 또 다른 연구결과도 있다. 인간이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태양의 역할도 알아야 한다. 태양의 자기가 그 요인 중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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