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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착성 강한 인조도마뱀 발가락

점착성 있는 인조 도마뱀 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영국 맨체스터대의 물리학자 앙드레 가임과 동료들은 인조 도마뱀(gecko) 발바닥에서 발달된 털을 모방한 수백만 개의 합성모(毛)(길이는 2미크론이 채 안됨)로 뒤덮인 연성 테이프를 만들어냄으로써 이 연구에 괄목할만한 진척을 이루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손바닥만한 크기의 이 테이프가 성인몸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임은 단지 1㎤의 인조 도마뱀 테이프를 만들어낸 이후, 이번에는 스파이더맨(유리판에도 쉽게 매달린다)의 손바닥에 가늘고 긴 조각을 덧붙여서 테이프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루이스클라크대학의 생물학자 켈러 오텀 또한 생물학적 영감을 불어넣은 접착제를 개발 중이다. 사실 그와 동료들은 인조 도마뱀 발바닥의 점착능력이 동물세계 최악의 ‘갈라짐(split end)’현상과 ‘반데르발스의 힘(van der Waals force)’으로 알려진 양자역학의 독특한 특성에서 비롯되었음을 최초로 밝혀냈다.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 보면, 인조 발바닥을 뒤덮고 있는 털들은 도마뱀이 어디를 기어가든 그 곳에 적합하게 변형되는 수십억 개의 숱으로 갈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밀접하게 결합된 접촉구조는 분자사이의 약한 전기적 인력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이 팀은 발견했다. 인조 도마뱀 발바닥 세모(細毛) 한 가닥은 개미 한 마리를 들어올릴 수 있다고 오텀은 추정한다. 이론상 이러한 수십억 개의 세모들이 한데 뭉치면 126kg 무게의 성인을 들어올릴 수 있다.



이런 테이프에 관심을 가지는 이는 누굴까? 오텀은 ‘모든 기업들이 대상’이라고 말한다. 이미 검토되고 있는 아이디어에는 세계에서 가장 내구성이 강한 포스트잇 노트에서 안전타이어 그리고 쓰라림이 없는 벤드에이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한 오텀은 최근 벽을 기어오르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맥길대학의 보행로봇연구소장인 마틴 부엘러와 버클리대의 폴리페달연구소장 로버트 풀과 팀을 이루었다. 오텀은 “이러한 로봇군단이 화성표면을 기어 다니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꿈”이라고 말한다. 아마 그의 꿈의 실현에는 좀더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른다.

가임은 그의 테이프가 점성이 급속도로 떨어지며 끈적끈적한 오물로 뒤엉켜버려 제 구실을 못하게 되었다고 보고했다. 이로써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되었다. 즉, 인조 도마뱀 발바닥은 오물투성이인 자연상태에서 어떻게 점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가 있을까? “현재로선 우리의 과학보다 자연이 더 우수하다는 게 증명된 셈”이라고 가임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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