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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CAME FROM THE LAB!

UNCOMMON KNOWLEDGE

인격 형성기에 ‘안드로메다의 위기(1971년)’라는 영화를 너무 자주 본 탓도 있겠지만 잠복기가 긴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되살리는 미생물학자의 이야기를 들으면 왠지 소름이 끼친다.

그리고 생물학자들은 인간의 신체를 거꾸로 자라게 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심지어는 수면시간을 줄여 앞으로 수면이 박탈되는 사회가 올 수도 있는 신약이 개발되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인데, 어디일까. 바로 영화다.

하지만 다음 페이지에 나오는 연구 프로젝트는 상상이 아니다. 영화에서나 보는 장면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 프로젝트들은 모두 실제 진행되고 있으며, 존경받는 과학자들이 기금을 지원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들은 완벽하게 이성적인 목표를 갖고 있다. 생각만 해도 섬뜩하다.

사라진 바이러스의 부활

지난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명이 사망했다. 1년이 지나지 않아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일으켰고, 면역력이 확산됐으며, 독감도 사라졌다.

하지만 2005년 10월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주도하는 연구팀은 알래스카 영구 동토 층에 매장된 1918년 독감 희생자의 폐 조직에서 바이러스 게놈을 결합, 소생시키는데 성공했다.

현재 이 게놈은 그 어느 때보다 치명적인 상태로 실험실 냉장고에 들어 있다.

도대체 왜?

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전염병의 메커니즘을 밝히는데 도움이 되며,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H5N1 조류 인플루엔자가 조류에서 인체로 옮겨간 경로에 대해 시의 적절한 통찰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웨덴 룬드대학(Lund University)의 전염병 전문의이자 이라크에서 UN 무기검사관으로 활동한 얼링 미흐르는 바이러스를 되살리는 일은 ‘실무상의 호기심’ 때문이라고 한다.

미흐르는 “인플루엔자의 유전정보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이 연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이 그룹의 구성원들은 부활시킨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을 선보였다.

공포 요인

이 프로젝트는 전문가들이 ‘이중활용연구(dual-use research)’라고 부르는 사업이다. 즉 유익한 용도도 있지만 사악한 용도에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인간에 대한 연구에는 위험이 내재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과학자연맹 생물정책 담당 이사인 마이클 스테빈스는 “일반인들은 전염병과 생화학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위험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연구에 도취되는 과학자들도 있는 것이 문제다.

비영리 재단인 무기통제핵확산금지센터(Center for Arms Control and Non-Proliferation) 과학연구그룹의 일원으로 활동 중인 하버드대학교의 바이러스 학자 젠스 쿤은 “1918년 독감 게놈의 복구는 다른 나라에게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주장한다.

적절한 샘플만 있다면 이제는 누구나 (발표된 게놈을 통해) 이 같은 바이러스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캐나다의 한 연구팀은 이미 자체 독감 바이러스를 개발하고 있다. 수년 전 사스(SARS)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시절, 이들의 샘플이 몇 차례 저장 용기에서 나와 햇빛을 보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바이러스를 보관중인 고방사능 봉쇄 연구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된 사례는 없다.

현재 항 바이러스성 약물과 백신 신제품은 쥐의 몸에 투입된 독감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고 있지만 인체에도 효력이 있다는 보장은 아직 없다(1930년 이후 태어난 사람들은 1918년 독감에 면역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 대한 비판으로 유명한 루트거스대학(Rutgers University)의 미생물학자 리차드 에브라이트는 “이러한 상황에서 이 바이러스의 생성을 진행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으며, 쿤은 “만약 그래야 한다면 다른 방법으로 했어야 한다”고 동의를 표시했다.

수면이 박탈되는 사회

국립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71%는 평일 수면시간이 8시간 이하며, 그 비율은 날로 늘고 있다.

옥스포드 대학교의 24시간 리듬 전문 과학자인 러쉘 포스터는 “앞으로 수면이 박탈된 사회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각성촉진’ 약물의 신제품은 부작용 없이 주의력을 개선할 수 있다. 지난 여름 미 국방부의 종합연구팀인 다파(Darpa)는 연속 4일 동안 하루 20시간씩 실험 대상들을 전투 상황에 노출시킨 채 ‘CX717’ 약물을 테스트했다.

하루 4시간만 취침한 연구 대상들은 흥분과 경계를 유지했다. 한편 모다피닐(Modafinil) 처방전은 48시간 각성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FDA 승인을 준비 중인 후속 약품 아모다피닐(armodafinil)은 지속 시간이 보다 길다.

도대체 왜?

펜실베니아에 소재한 제약회사 셰파롱(Cephalon)은 기면발작, 수면 무호흡증, 교대근무 수면 장애 치료를 위해 모다피닐과 아모다피닐을 개발했다.

그러나 수마(睡魔)와의 싸움은 세계를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 전구의 등장으로 노동자들은 어둠이 와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다음 단계에 등장할 약물은 아주 이른 시간부터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약물일 것이다.

공포 요인

이런 약물을 통해 우리는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게 좋은 일인가. 이것이야말로 우리를 종일 노동 및 철야 파티라는 ‘좀비’의 세계로 몰아넣는 것 아닌가.

모다피닐을 폭 넓게 연구해 온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의 수면 연구학자 데이빗 딩지스는 “모다피닐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포스터 역시 “인간은 진정으로 24시간을 점령하는 최초의 종(種)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수면 정복의 결과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딩지스의 말에 동의했다. (쥐는 잠을 자지 못하면 17일 후에 죽는다는 점을 언급해야 한다.)

약물은 한 두 개의 신경전달 물질에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약물은 실제 휴식 상태를 복제하지는 못 한다.

인간을 자연스럽게 깨어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4개나 5개의 신경전달물질이 복합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딩지스는 “약물은 한동안 효과가 있겠지만 이들은 화학적인 수면 대체제가 아니다”고 말한다.

이들을 설명할 수 없다. 죽일 수도 없다. 이들은…

무서운 로봇 병정 SGR-A1

한국 정부와 삼성테크윈은 최근 고해상도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 2.5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침입자를 자동으로 추적하는 로봇 무기 ‘SGR-A1’을 선보였다.

로봇의 음성인식시스템에 정확한 암호를 제공하지 못하는 자는 적으로 간주돼 원격지에서 로봇을 조종하는 사람에 의해 경고나 고무탄, 최루가스는 물론 심지어 실탄 사격을 받을 수 있다.

도대체 왜?

한국은 출생률이 세계 최저 수준이며, 세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군사독재 국가들과 국경을 나란히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국경과 해안, 테러 대상에 대한 인력 부족을 경감하기 위해 경비용 로봇 개발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 붓고 있으며, 2008년 이후에는 로봇이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포 요인

‘이라크 경비병 로봇(Swords)’을 최초로 개발한 포스터-밀러(Foster-Miller)는 여러 사람들이 이 로봇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로버트 퀸 부사장은 “미국은 경비병 로봇이 독단적인 판단으로 무기를 발사할 수 없음을 확실히 증명토록 요구했으며, 삼성 역시 이를 위한 강력한 예방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즉 SGR-A1이 버튼을 ‘발사’하려면 반드시 인간이 키를 조작해야 하며, 조종자는 발사금지 지역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고한석 고려대학교 교수는 “안전 시스템의 정확한 메커니즘은 기밀로 분류되지만 목표는 사건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로봇에 의해 생사가 갈릴 수도 있는 군인들이 불안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태양광선 차단 시도의 위험성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한 최신 계획은 마치 우주전쟁 이야기처럼 들린다. 태양 광선을 지구에서 1.8도 휘게 만드는 초소형 우주선이 바로 그런 경우다.

애리조나 주 소재 SOM(Steward Observatory Mirror) 연구소의 로저 엔젤은 수학을 연구했다.

현재 NASA 진보기술연구소(Institute for Advanced Concepts)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데, 광선 전환 물질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있다.

그가 염두에 두고 있는 그램급 중량(gram-weight)의 비행체는 지구 자전경로와 동일한 경로를 따르는 최적지, 즉 L1 궤도에 발사될 것이다. 그는 우주선의 그림자가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도대체 왜?

이산화탄소 수치의 증가는 지구 온도가 한 세기 동안 10°F씩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양열의 일부를 편향시킨다면 가뭄과 홍수, 전염병, 멸종과 같은 최후의 심판일 효과를 완화시킬 수 있다.

공포 요인

지구 온난화는 이산화탄소(CO2) 수치로 인한 것이지 태양 자체는 아니지 않나. 뭔가, 결정적인 것을 위해 태양이 필요하지 않을까.

엔젤은 ‘지구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시인한다. 식물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태양 에너지의 효율은 최상의 상태가 아닐 수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기후변화 전문가인 리차드 앨리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태양을 차단한다면 예전과 똑 같은 기후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주선이 갑자기 고장 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앨리를 더욱 섬뜩하게 만든다. “이산화탄소 수치가 두 배, 세 배, 네 배가 되고, 기온이 10°F씩 올라가고, 우리가 이것을 억제한다고 생각해 보자.

그런데 뭔가 잘못되면서 우주선이 사라진다고 생각해 보자. 갑자기 기후가 변하는 것을 보고 싶은가. 태양계에 충격이 될 것이다.”

엔젤은 태양열을 낮추기 위한 다른 방법들과 함께 본인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것은 결코 탄소를 없애야 할 필요성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인류 최악의 예측이 실제로 일어날 확률에 대한 일종의 보험인 셈”이라고 말한다.

공격성 시험 위해 포악하게 사육되는 여우

시베리아 황무지에서 자라고 있다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에 있는 세포유전학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적의를 보이는 여우 6마리를 선별적으로 사육해 왔다.

36세대를 거친 후 여우는 약 200마리로 늘었으며, 사람이 우리에 접근하면 비명을 지르며 달려든다. 그래서 이 연구소를 방문하려면 반드시 경비병을 대동해야 한다.

도대체 왜?

유전학자인 고(故) 드미트리 벨리아프는 순수한 의도, 즉 최후의 순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시작했다.

벨리아프는 1959년부터 순한 여우를 여러 대 걸쳐 사육했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거대한 시간, 즉 1만2,000년에 걸쳐 진행된 길들임을 재현하는 과정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계속해서 여우가 어떻게 인간의 말을 잘 듣는 유순한 개로 진화하였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1970년 행동 스펙트럼을 탐구하기 위해 포악한 종(種)을 사육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 농장을 방문한 하와이대학교의 공격성 연구자 캐롤라인 블란차드는 ‘정말 정신 나간 짓’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파급력은 있었다. 공격적 행동을 연구하는 캐나다 레스브리지대학(University of Lethbridge)의 세르지오 팰리스 교수는 “1999년 벨리아프 후계자인 류드밀라 트룻이 ‘아메리카 사이언티스트’(American Scientist)에 기고한 논문은 관련 학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동물을 극단적인 상태로 만들면 각 형질의 변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포 요인

여우는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 여우는 세계에서 가장 오지에 속하는 곳에 있는 금속 철창에 갇혀 있다. 그리고 어떤 수를 써서 탈출하더라도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공격적이라는 용어는 잘못 적용된 것이다.

이 동물들은 지나치게 방어적”이라고 팰리스는 말하고 있다. 위험을 싫어하는 여우는 공격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굶어죽을 때까지 숨어 있을 것이다.

사지 (四肢)재생 포유류(?)

양서류는 자신의 사지(四肢)를 재생시킬 수 있다. 포유류는 그럴 수 없다. 툴레인대학(Tulane University)의 세포 생물학자인 켄 무네오카는 “이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한다.

현재 생명공학자들로 이루어진 두 연구팀은 최근 다파(Darpa)에서 760만 달러를 지원 받아 인류가 지닌 진화상의 결함을 교정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포유류의 아체(芽體) , 즉 새로운 사지를 형성하는 아체 세포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다파는 4년 내에 쥐의 발가락을 재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다음 단계다.

도대체 왜?

미국의 상이군인 비율은 한국전 이후 두 배로 늘었는데, 이것은 방탄복과 전투현장 의학의 부작용 때문이다.

다파 기금은 과학자들이 유전자와 세포의 조직재생 과정에 대한 기존 연구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무네오카 팀장은 “실패하더라도 부상치료 효과는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공포 요인

다른 팀의 팀장인 피츠버그 대학교 맥고완(McGowan) 재생의학연구소의 스테판 바딜락은 프로젝트만큼이나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유전학적 개입이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유전자는 다 있다”면서 “포유류는 이미 어느 정도까지는 사지를 재생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그는 “손가락 끝이 없는 아동은 뼈와 조직을 완벽하게 재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호기심을 유발하는 선례를 따르고 있다. 필라델피아 위스터 연구소(Wistar Institute)의 면역학자인 앨런 해버-캇츠가 발견한 실험용 쥐 ‘MLR’의 재생능력은 양서류와 정상적인 포유류의 중간에 해당한다.

귀에 난 구멍, 잘린 꼬리, 심지어 부상당한 심장 조직까지 재생하고 있다(하지만 해버-캇츠에 따르면 MRL의 발가락 끝보다 아래가 절단될 경우 구조는 형성할 수 있지만 완전히 재생할 수는 없다고 한다).

이 연구로 사지절단 장애인들의 삶이 변할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세포와 세포 밖의 구성요소, 즉 호르몬, 비타민 A, 섬유아세포를 조합해 절단된 부위에 적용하면 세포가 재생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바딜락은 “완전한 인간이 되는데 9개월이 걸린다. 사지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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