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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인치 골프공에 담긴 첨단과학기술

화학, 공기역학, 그리고 소재공학 적용…전자장비 내장한 골프공도 선보여

골프공의 지름은 1.68인치(4.27cm)다. 외형으로만 보면 다른 공에 비해 큰 특징이 없다. 그저 작고 단단할 뿐이다.

하지만 골프공은 세계적으로 하루에 소모되는 수량이 수 십 만개에 달하며, 상상을 초월하는 연구개발비가 투입된다.

특히 골프공에는 화학과 공기역학, 그리고 소재공학 등 최첨단 과학기술이 적용된다. 야구와 축구 등 지구상의 다른 인기 스포츠에서 사용되는 그 어느 공보다 귀하신 몸인 셈이다.

골프공의 초기 속도, 우주선보다 빨라

골프공의 속도가 크루즈 미사일은 물론 우주왕복선보다 빠르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일정한 거리와 처음 출발할 때의 속도라는 전제가 붙는다면 확실히 맞는 말이다.

세계 최고의 골프선수로 손꼽히는 타이거 우즈가 드라이버 샷을 했을 때 골프공은 270m 비행에 4.72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같은 조건에서 출발한 크루즈 미사일은 10초가 걸리고, 우주왕복선조차 5.61초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마디로 무시무시한 속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는 크기와 무게, 그리고 추진력의 변화 등을 감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산정한 수치이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직경 1.68인치, 무게 46g에 불과한 작은 공이 이렇게 엄청난 속도로 비행하면서 공기와의 마찰력을 견디고 안정된 비행 궤도를 유지한다는 것 자체로도 공에 녹아있는 첨단과학기술의 힘을 알 수 있다.

골프공의 연구개발비가 높은 것도 각종 첨단과학기술이 적용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먼저 외관부터 살펴보자. 골프공에는 수 백 개부터 천 여 개에 이르는 딤플(분화구 형태의 홈)이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는 매끄러운 표면의 공보다 흠집이 있는 표면의 공이 더 멀리 날아간다는 원리를 활용한 것으로 공기역학과 관련이 있다.

한마디로 딤플의 개수와 생김새, 그리고 크기와 깊이 등에 따라 공의 성능이 달라지기 때문에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바람의 영향을 덜 받으며, 안정적인 고도로 비행할 수 있는 딤플 시스템은 공의 성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또한 이 같은 이유로 골프공 제조업체들은 앞 다퉈 항공산업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보다 효과적인 딤플 구조를 개발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캘러웨이가 ‘HX 투어’ 공을 개발하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기술자를 스카웃 했던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골프공의 내부를 보면 과학기술이 보인다

골프공의 내부에는 더욱 다양한 첨단과학기술이 숨어있다. 정확하게 멀리 날아가야 하는 본연의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첨단과학기술의 힘을 빌린 것이다.

과거 골프공은 나무를 다듬은 것에서부터 시작해 새의 깃털과 가죽을 이용하던 시기를 거쳐 고무로 발전해왔다.

또한 탄력을 높이기 위해 고무줄로 감아 사용하기도 했다. 이후 골프공은 합성고무와 화학물질을 이용한 화학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단단하면서 반발력이 큰 소재를 만들어냈고, 고무와 플라스틱을 혼합한 화학물질이 개발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화학기술은 내부뿐만 아니라 커버에도 영향을 미쳐 엘라스토머나 설린, 그리고 우레탄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되고 있다.

골프공의 중심부에 위치한 코어는 액체로 제작하기도 했었다. 실제 골프공 제조업체인 타이틀리스트는 시럽으로 액체 코어를 만들어 제품에 사용했다.



이는 공의 회전력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골프공의 내부는 제품의 특징에 따라 각기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비거리와 정확성이라는 두 가지 목적 중 어느 쪽에 치중하느냐에 따라 내부 구조가 다르게 제작된다.

비거리 향상에 역점을 둔 제품은 내부 구조가 2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투피스 볼이 대부분이고, 정확성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경우에는 내부가 3~4개의 층으로 구성된 스리피스, 또는 포피스 등 다중피스 공을 만든다.

하지만 이 같은 공의 특성에 따른 구조도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그 동안 동전의 양면으로만 인식돼 왔던 비거리와 방향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서로 다른 경도의 다양한 소재가 개발되면서 부드러운 타구감과 방향성을 담보하면서도 폭발적인 비거리까지 실현하는 제품의 탄생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전자장비까지 내장한 골프공 나와

골프공의 진화는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 전자장비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제 최근 들어 골프공에 전자장비를 이식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을 활용해 공 내부에 칩을 삽입,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것.

이는 넓은 지역에서 행하는 운동의 특성상 골프공의 분실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체념하기에는 비용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게 이유다.

미국골프협회와 영국왕립골프협회는 인간과 자연의 순수한 대결을 위해 공과 클럽에 대한 여러 가지 제한 사항을 마련해두고 있다. 엄밀히 말해 이는 첨단과학기술의 적용에 대한 제한인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클럽과 공의 성능이 향상되는 건 반길만한 일이지만 너무 과도한 경우 진정한 스포츠로서의 의미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과학기술적 측면에서는 얼마든지 골프공의 진화를 상상해볼 수 있다. 타깃을 향해 스스로 거리와 방향, 그리고 비행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출 수도 있다. 또한 현재의 소재보다 반발력이 월등하게 뛰어난 소재가 개발돼 드라이버와 퍼터 이외에 다른 클럽은 설 곳을 잃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평균 비거리를 자랑하며 골프 코스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만약 100여년 전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감나무로 만들어진 골프 클럽을 들고 나무 볼을 치며 100야드 정도의 비거리에 만족해야 했을 것이다.

타이거 우즈도 과학기술의 힘에 감사해야 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200야드 이상의 비거리를 벌어줬고, 그 결과 세계 최고의 스포츠 갑부로 명성을 날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골프공에 관한 Q & A

Q. 골프공의 크기에 제한이 있나?

A. 미국골프협회(USGA)의 규정에 따르면 공의 크기는 직경 1.68인치 이상이어야 한다. 최소 크기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최대 크기에 대한 규정은 없다. 하지만 공의 무게는 45.93g을 넘지 않아야 한다.

Q. 기온에 따라 공의 탄성에 차이가 나나?

A. 기온이 떨어지면 공의 탄성도 줄어든다. 겨울철에 비거리가 줄어드는 것 역시 이 같은 영향 때문이다.

공의 탄성을 가장 극대화시킬 수 있는 온도는 23.5도다. 따라서 겨울철에 라운드를 할 때는 핫팩 등을 이용해 공이 차가워지는 것을 방지해 주는 게 좋다.

정원일 골프매거진 기자 ump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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