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이라크 외곽지역 상공을 비행하던 블랙호크 헬기가 불꽃에 휩싸이며 폭발, 탑승하고 있던 병사 13명이 전사했다. 며칠 후에는 사설 보안회사의 헬기 한 대가 바그다드에서 폭발해 5명의 민간 계약업자들이 사망했다.
그 이후 몇 주 동안 6대의 헬기가 추가로 격추돼 11명이 더 사망했다. 이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최악의 참사다.
테러 집단이 헬기에 직접 총격을 가하기도 하기 때문에 미군에서는 헬기 격추의 원인을 RPG만으로 국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RPG는 테러 집단이 헬기 격추를 위해 사용하는 주요 병기로 여겨지고 있다.
뉴저지의 발명가인 리처드 글래슨은 자신이 이 같은 RPG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최초의 헬기 요격 RPG 방어 장치를 고안해 냈는데, 바로 RPG가 헬기의 기체에 닿기 전에 여러 개의 그물로 낚아채는 것이다.
글래슨은 지난 1993년 소말리아에서 RPG에 의해 격추돼 18명의 미군 병사가 사망한 사건을 다룬 마크 보든의 베스트셀러 소설 ‘블랙호크 다운’에서 영감을 받았다.
글래슨은 “그런 형편없는 무기가 수백만 달러짜리 헬기를 격추시킬 수 있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다”면서 “40년 된 헬기 기술의 결과가 결국 그 정도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소말리아 참사 이후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헬기들이 RPG를 방어하는 방법은 단지 피하는 것뿐이다.
실제 버지니아 주 알렉산더 소재 군 자문 기관인 글로벌시큐리티(GlobalSecurity.org)의 존 파이크 소장은 “표적이 되지 않도록 높이 올라가거나 불규칙적인 항로로 비행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레이더 교란기나 조명탄 등의 다른 방어 수단은 RPG처럼 유도장치가 없는 무기들에는 무용지물이다.
현재 방위산업체들은 RPG에 탄두를 발사해 파괴시키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마치 총알로 총알을 맞히는 것과 같다고 글래슨은 말한다.
글래슨이 수석 엔지니어로 있는 콘트롤 프로덕트사는 항공기와 방어시설용 센서를 설계한다.
여기에서 글래슨은 대통령 전용 헬기인 ‘머린 원’의 기계 장치와 대부분의 여객기들에 장착된 제트 엔진이 과열로 인해 손상되지 않도록 방지해 주는 센서들을 연구해왔다.
그래서 그는 RPG 네트(NET)처럼 단순한 방어 장치를 고안해냈다. RPG는 열 추적 미사일보다 훨씬 느리고 궤도에서 빗겨 나가기 쉽기 때문에 그는 이 RPG들이 헬기에 도달하기 전에 차단하거나 최소한 방향을 바꿀 장치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핵심 기술은 제때에 방어막(방탄망)을 형성하는 것이다. RPG는 발사 후 4~6초가 지나면 딱딱한 물체에 충돌하지 않더라도 충격으로 폭발한다.
글래슨의 시스템에서는 헬기의 레이더가 다가오는 RPG의 속도와 궤도를 수천분의 1초 만에 계산해 낸다.
0.5초 후 헬기에 달린 튜브 발사구가 조준을 해 길이가 90cm 가량인 비유도 로켓 1~8개를 RPG를 차단하는 궤도로 발사한다.
각 로켓마다 방탄 섬유로 만든 낙하산이 강철 줄로 연결돼 매달려 있기 때문에 조준의 정확도는 반드시 높지 않아도 된다.
다음 순간 신속하게 펼쳐진 낙하산들이 팽창하면서 폭 1.8m의 방어망을 형성, RPG를 낚아챈 다음 지상으로 끌고 간다. 파이크 소장은 “그가 실제로 뭔가 해결책을 찾아낸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글래슨은 실제 헬기에서 방어용 그물을 시험해 보기까지는 성능을 확신하기 어려울 것임을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국방성이나 대형 방위산업체 중 한 곳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
2년 전 국방성 관리들은 그에게 레이저를 이용한 방어시스템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시스템은 실현되려면 몇 년이 더 걸리지만 글래슨은 최근의 헬기 격추 사건들로 인해 국방성 관리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재검토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작동 원리
헬기의 센서들이 다가오는 RPG를 감지하면 헬기에 장착된 튜브에서 1~8개의 로켓이 발사된다. 이들 로켓은 케블러 섬유와 금속으로 된 방탄 망(網)을 낙하산처럼 펼쳐 RPG가 헬기까지 접근할 수 없도록 한다.
발명가: 리처드 글래슨
제품명: RPG 네트
개발비: 1만 달러
개발기간: 2년월
TIPS FROM THE PROS
STEP 1. 미래를 예측하라
레이 커즈웰, 59세
미래학자, 저자
미국발명가명예전당 회원
15개의 명예박사 학위
기술 변화 추세에 대해 적극적으로 배우는 학생이 돼야 한다.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료를 수집하고 수학적 공식을 이용하면 신뢰도가 상당히 높은 여러 가지 예측들을 할 수 있다.
진보는 직선형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사람들은 한 분야의 진보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계속되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기하급수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10년 사이에 전혀 다른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점차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들 중 시도해 보고자 하는 발명들의 목록을 확보해 두어야 한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아이디어를 경청해라. 몇 년 전 필자는 비행기에서 한 맹인 옆에 앉은 적이 있었다.
그는 간판이나 ATM의 글자들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전국 맹인 연맹 본부와 소형 판독기를 공동으로 연구하게 됐다. [이 장치는 지난해 출시됐다.]
발명은 원래 다른 분야들 간의 교류로부터 비롯된다. 자신의 부족한 지식을 메울 수 있도록 팀을 결성해 서로 도와주며 창의성을 높여야 한다.
사람들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발명 열기가 높은 분야들
주방용품
80세의 솔 팰더는 밀폐식 용기를 보관하는 플라스틱제 회전식 쟁반인 ‘스마트 스핀’을 현재까지 1억5,000만 달러어치나 판매했다.
연장과 철물
손재주가 좋은 사람들은 작업을 수월하게 하려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늘상 관련업체의 주목을 받는다. 이들의 발명품은 확실한 니즈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스포츠용품
남성들은 골프 실력만 높여준다면 뭐든지 사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골프관련 용품의 수요가 커 발명 역시 이 분야가 가장 가능성 높다고 말한다.
아동용품
사람들이 지난해 완구 구입에 지출한 돈은 약 220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 중에서 아동용 전자제품 구입에 든 비용은 2005년에 비해 22% 증가했다.
자료 제공: 인벤터스 다이제스트지 발행인 루이스 포맨, 발명가 지원 서비스 회사인 인벤터헬프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인 니콜 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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