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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자연에 숨어 있는 피보나치 수열

1, 2, 3, 5, 8, 13, 21, 34, 55, 89를 작은 수부터 차례대로 나열해 수열로 만들고, 맨 앞에 1을 하나 더 배치하면 피보나치 (Fibonacci) 수열이 된다.

이 수열의 특징은 2=1+1, 3=1+2, 5=2+3처럼 3번째 이후의 수는 바로 전 두 수의
합이라는 점이다.

또한 피보나치 수열에서 앞의 숫자로 그 다음 숫자를 나누면 황금비율인 1:1.618에 근접하게 된다.

피보나치 수열과 이 수열이 만들어 낸 황금비율은 자연과 우주 속에 내재된 채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자연과 우주는 이 같은 수학적 질서에 맞춰 운행하고, 그 속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자연계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여러 가지 법칙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꽃의 꽃잎 수를 세어보면 재미있는 규칙을 발견하게 된다. 그 것은 바로 중학교 수학시간에 배웠던 피보나치 수열이다.

피보나치 수열의 가장 일반적인 예를 들어보자. 우선 화이트칼라 백합의 꽃잎 수는 1장, 등대풀은 2장, 연령초는 3장, 채송화와 딸기꽃은 5장이다.

또 코스모스와 모란은 8장, 금잔화는 13장, 치커리는 21장, 질경이는 34장이다. 쑥부쟁이는 55장 또는 89장이다. 그리고 대다수 꽃의 꽃잎 수는 위에 언급된 1, 2, 3, 5, 8, 13, 21, 34, 55, 89중 하나에 포함된다.

이들 각 꽃잎 수를 작은 수부터 차례대로 나열해 수열로 만들고, 맨 앞에 1을 하나 더 배치하면 바로 12세기 말 이탈리아의 수학자 레오나르도 피보나치(1170~1240)가 1202년 저술한 산반서(Liberabaci)에 나오는 피보나치 수열이 된다.

토끼의 번식과 해바라기의 씨

피보나치는 어느 날 집에서 기르던 토끼가 새끼를 번식하는 과정을 보면서 다음과 같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가령 한 농장에서 갓 태어난 암수 한 쌍의 토끼가 사육됐다고 하자. 이 암수 한 쌍이 2개월 후부터 매달 암수 새끼 한 쌍을 낳는다면 1년 동안 토끼는 암수 몇 쌍으로 불어날 것인가?

이 문제를 풀어보면 먼저 토끼가 갓 태어난 새끼 한 쌍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1개월 및 2개월 동안은 새끼 한 쌍이 그대로 있다. 하지만 셋째 달에는 암수 새끼 한 쌍을 낳기 때문에 총 암수 2쌍이 된다.

넷째 달에는 어미 암수 한 쌍이 또 다른 새끼 암수 한 쌍을 낳아 모두 3쌍이 되고, 다섯 째 달에는 어미 암수 한 쌍이 한 쌍을 낳고 새끼 한 쌍도 어미가 돼 한 쌍을 분만해 모두 5쌍이 된다.

매달 늘어나는 암수 쌍의 수를 수열로 나열하면 1, 1, 2, 3, 5, 8, 13, 21, 34, 55, 89...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피보나치 수열이다.

이 수열의 특징은 2=1+1, 3=1+2, 5=2+3처럼 3번째 이후의 수는 바로 전 두 수의 합이라는 점이다. 이 수열을 따르는 예를 자연계에서 더 살펴보자.

해바라기 꽃 가운데 부분에는 씨앗이 촘촘히 박혀 있다. 이 씨앗의 배열을 자세히 보면 보는 방향에 따라 시계 방향과 시계 반대방향으로 휘감으며 도는 나선을 발견할 수 있다. 이 해바라기 나선의 수는 대개 21개와 34개, 혹은 34개와 55개다.

즉 해바라기 씨는 피보나치 수열에 따라 씨를 배열, 좁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씨를 담고 있는 것이다.



자연이 피보나치 수열을 택하는 이유

꽃잎은 꽃이 피기 전 봉오리를 이루어 내부의 암술과 수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꽃잎은 효율적으로 암술과 수술을 감싸기 위해 피보나치 수열을 택한다.

솔방울 역시 마찬가지다. 꼭지를 향해 말려들어가는 나선 모양의 씨앗을 시계 방향 또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보면 각각 8개와 13개다.

줄기에서 잎이 나와 배열되는 것 역시 피보나치 수열과 관계가 있다. 참나무와 벚꽃나무는 줄기가 2번 회전하면서 5개의 잎이 나온다. 버드나무, 포플러, 장미는 3번 회전하면서 8개의 잎이 난다.

줄기와 잎이 피보나치 수열을 택하는 이유는 식물이 자신의 잎을 배열할 때 밑의 잎이 위의 잎에 가리지 않고 햇빛을 최대한 잘 받을 수 있도록 엇갈리게 배치하려는 속성 때문이다.

우주의 나선 은하계, 태풍의 눈, 앵무조개의 껍질, 알래스카의 큰 뿔 양 등 우주와 자연에 존재하는 많은 회오리 모양에서도 피보나치 수열을 볼 수 있다.

이들의 정 중앙을 중심으로 십자선을 그어보면 일정 비율로 점점 커지는 원주가 연속해서 나타난다. 그런데 점점 길어지는 각 원주의 반지름 길이를 비율로 나타내면 1:1:2:3:5:8:13으로 피보나치 수열에 따라 회오리가 커져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피보나치 수열과 황금비율

피보나치 수열의 또 다른 신기한 점은 앞의 숫자로 그 다음 숫자를 나누면 1/1=1, 2/1=2, 3/2=1.5, 5/3=1.666, 8/5=1.6, 13/8=1.625, 21/13=1.615 등이 된다. 이렇게 계속하다보면 바로 황금비율인 1:1.618에 근접하게 된다.

이 같은 황금비율은 사람의 신체에서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팔의 길이를 어깨 폭으로 나눌 경우, 사람의 키를 발끝에서 배꼽까지의 높이로 나눌 경우, 그리고 각 손가락 두 번째 뼈마디 길이를 맨 위 첫째 뼈마디로 나누면 이 황금비율에 가깝다.

또한 잘생겼다고 하는 얼굴을 분석해 보면 코끝에서 두 눈동자를 좌우로 연결한 선까지의 수직 높이를 입술 정 중앙에서 코끝까지의 길이로 나누면 황금비율이 된다.

이와 함께 두 눈동자를 연결한 선부터 턱 끝까지의 수직 높이를 역시 코끝에서 두 눈동자를 좌우로 연결한 선까지의 수직 높이로 나눠도 황금비율이 나온다.

이밖에 계란의 높이를 좌우 길이로 나눌 경우와 소라 및 조개껍질의 줄 사이 간격에서도 이 황금비율이 등장한다.

결국 피보나치 수열과 이 수열이 만들어 낸 황금비율은 자연 속에 내재된 채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으며, 우주와 자연계는 이 같은 수학적 질서에 맞춰 운행하고 그 속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글_남연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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