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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무인 헬리콥터

지난 1960년대 첫 선을 보인 무인 헬리콥터는 첨단기술로 무장하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정찰임무와 정보수집 및 고립지역으로의 장비운반 기능을 갖춘 무인 헬리콥터는 미래 전장의 주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하늘을 나는 앰뷸런스 역할을 하는 무인 헬리콥터는 부상병 후송 걱정을 덜어 군대의 사기진작을 도모할 수 있다.

결국 첨단 과학기술로 무장한 무인 헬리콥터에 의해 전쟁의 승패가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백㎞ 떨어진 적진 깊숙이 위치한 도시 외곽. 창 없는 작은 무인 헬리콥터 한대가 아무 소리도 없이 30m 상공에 머물러 있다.

이 헬리콥터의 기체 밑에 장착된 적외선 카메라는 착륙할 지역을 훑어 본 뒤 위험 징후가 없음을 확인한다.

이처럼 위험 징후가 없으면 무인 헬리콥터는 지상에 안착, 정찰 로봇을 내보내고 곧바로 이륙해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무인 헬리콥터가 내려놓은 정찰 로봇은 은밀하게 활동을 개시한다. 과일상자 만한 정찰 로봇이 어두운 밤길을 지나 도시로 잠입하는 동안 무인 헬리콥터는 10㎞ 상공에 머물며 정찰 로봇이 안전한 장소를 찾을 때까지 주변을 감시한다.

다음 날까지 이 지역에서는 쥐새끼 한 마리도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 정찰 로봇은 무인 헬리콥터로 사람들의 얼굴, 옷, 차량 번호판의 이미지를 전송한다.

전송된 정보들은 무선 라디오와 위성을 거쳐 아군 사령부에 신속하게 전달된다.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투 현장. 적의 빗발치는 총격 세례에 어깨를 관통당한 몇 명의 병사가 신음소리를 내며 쓰러져 있다.

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즉각 후방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아군 기지까지 가는 모든 도로는 적군에게 막혀있고, 적의 휴대용로켓발사기(RPG) 때문에 헬리콥터를 이용하기도 불가능하다.

부상병의 입장에서 보면 일말의 희망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때 하늘을 나는 앰뷸런스로 불리는 무인 헬리콥터가 날아온다.

이 무인 헬리콥터는 적들에게 겹겹이 둘러싸인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황에서도 부상병들을 싣고 유유히 사라진다.

이처럼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명 ‘그림자 전쟁’이 무인 헬리콥터의 기술발전으로 급속히 현실화될 전망이다.

물론 무인비행기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는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참모소유로 보이는 차량처럼 포착하기 어려운 목표물을 추적하거나 공격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무인비행기의 가장 큰 단점은 험한 지형에 착륙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진 공군기지로부터 화물을 공수할 만큼 연료를 충분히 싣지도 못하고, 감시가 필요한 목표물 위에서 장시간 체공 비행 역시 불가능하다.

이 같은 무인비행기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미래의 정보전이나 전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인 헬리콥터가 필수 불가결하다.

무인 헬리콥터는 감시 카메라와 적외선 센서를 장착한 채 최고 시속 724㎞로 날아갈 수 있으며, 30시간 이상의 장기 비행이 가능하다. 또한 정보 수집은 물론 화물 수송과 전투, 그리고 부상병 후송도 가능하다.

자이로딘부터 이글아이까지

최초의 무인 헬리콥터는 지난 1960년대에 첫 선을 보인 자이로딘(Gyrodyne) QH-50. 적의 잠수함을 공격하기 위해 자동유도어뢰로 무장했지만 추락 사고가 빈번해 지난 1970년대 개발 프로젝트가 전면 취소된다.

이후 등장한 것이 ‘날아다니는 땅콩’이라는 애칭이 붙은 봄바디어 가디언(Bombardier Guardian). 별칭에서 알 수 있듯 이 무인 헬리콥터는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엔진은 무인 헬리콥터의 꼭대기, 회전날개는 중앙, 그리고 적외선 카메라와 비디오카메라는 하단에 장착돼 있다.

시콜스키사가 설계한 도넛 모양의 샤이퍼2(Cypher2)는 지난 1993년 등장한 이래 지금까지 업그레이드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샤이퍼2는 회전날개 덮개로 안전을 강화했고, 최근 선보인 모델은 항속거리를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미국 노드롭 그루먼사의 파이어 스카우트(Fire Scout)는 본격적인 의미에서 최초의 무인 헬리콥터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5년 첫 선을 보인 이 무인 헬리콥터는 해상의 미 해군은 물론 해병대의 상륙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다목적용으로 제작됐다.



고도 2만 피트까지 비행이 가능하고 첨단 레이저 지시기, 거리 측정기, 전자 광학 센서, 적외선 센서를 탑재해 특정 지역에 대한 실시간 정찰과 감시가 가능하다.

기본 모델은 RQ-8A고, 정밀타격 임무를 위해 4개의 블레이드 로터를 장착한 RQ-8B 모델도 있다.

이글아이(Eagle Eye)는 틸트로터 항공기인 V-2 오스프리와 형태가 비슷하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무인 틸트로터 항공기이지만 넓은 범주에서는 무인 헬리콥터로 분류된다.

경비정의 좁은 갑판에서도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또한 수직 이륙 후에는 비행 모드로 전환해 비행할 수 있다.

프롭로터 직경 3.05m, 날개 길이 4.63m , 최대 이륙 중량 1,020kg, 최대 순항속도 370km에 달하는 이글아이는 5시간 30분 동안 비행이 가능하다.

정찰 로봇의 모함(母艦)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최근 파이어 스카우트를 이을 차세대 무인 헬리콥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주인공은 프론티어 시스템사의 A160 휴밍버드(Hummingbird)와 보잉사의 커나드 로터/윙 CRW(canard rotor/wing).

DARPA가 차세대 무인 헬리콥터 개발에 나선 것은 이들을 정찰 로봇의 모함(母艦)으로 삼기 위해서다. 정찰 로봇은 항공기보다 목표물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고, 몇 시간 동안 적의 눈에 띄지 않고도 목표물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A160 휴밍버드는 기존의 무인 헬리콥터보다 월등한 항속거리와 내구성을 자랑한다. 실제 탄소섬유 동체로 제작된 휴밍버드는 약 30~40 시간의 장기 비행이 가능하며 항속거리 4,630km, 3만 피트 상공에서의 운용 등을 특징으로 한다.

차세대 무인 헬리콥터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이들을 정찰로봇의 모함(母艦)으로 삼기 위해서다.

이 무인 헬리콥터의 가장 큰 특징은 변속 로터(회전익)를 장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 헬리콥터의 경우 450~500 rpm에 달하는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전익을 일정한 속도로 빠르게 회전시켜야 한다. 이는 정찰을 위한 정지 비행 때도 마찬가지여서 상당한 에너지 소비를 가져온다.

하지만 변속 회전익은 무인 헬리콥터의 속도를 낮출 경우 회전익의 회전 속도 역시 감소시킬 수 있다. 단순히 목표물을 감시하고 있는 중이라면 회전익을 저속으로 회전시킴으로써 동력을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일명 드래곤플라이(Dragonfly)로 불리는 커나드 로터/윙 CRW는 수직 이착륙 및 장기 체공은 물론 비행 중 회전익이 날개로 변하면서 기존 헬리콥터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

비행방식을 전환할 때 앞부분의 커나드와 꼬리부분의 수평 안전판이 기체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것. 또한 커나드 로터/윙 CRW는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등 은밀한 기동성을 특징으로 한다.

부상병 후송 위한 무인 헬리콥터

부상병 후송을 위한 무인 헬리콥터도 선을 보일 전망이다. 주인공은 이스라엘의 항공업체 어번 에어로노틱스사가 전투 현장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도록 만든 뮬(Mule).
뮬은 비행기와 헬리콥터의 장점만을 채용, 급박한 상황에서 신속·안전하게 부상자를 후송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신개념의 무인 헬리콥터다.

전장에 갇혀있는 병사들이 무선통신으로 자신의 GPS 좌표를 송신하기만 하면 불과 몇 분 이내에 모습을 드러낸다.

뮬은 기존의 헬리콥터와 달리 프로펠러가 외부로 노출돼 있지 않은 덕트 팬(duct fan) 구조로 설계됐다.

최고 시속 161km로 전투형 헬리콥터에 비해서는 느린 편이지만 전장 5.2m, 전폭 2.1m, 전고 1.8m의 작은 몸체를 갖고 있어 건물 옥상은 물론 좁은 지붕 위에도 착륙할 수 있다. 특히 뮬은 부상병을 싣고 이륙한 즉시 스피커를 통해 무선으로 군의관의 음성을 전송, 부상당한 병사들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해주기도 한다.

뮬이 지닌 장점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덕트 팬의 상단(입구)과 하단(출구)부에 장착된 방향제어 장치. 추력 방향제어(TVC) 시스템의 일종인 이 장치는 대부분의 헬리콥터들이 프로펠러의 각도를 조정해 방향을 바꾸는 것과 달리 덕트 팬의 회전에 의해 발생한 바람으로 방향을 조정한다.

수직 상승할 때는 바람을 아래로 내뿜고, 전진할 때는 뒤로 내뿜는 방식. 이를 통해 전후, 좌우, 상하의 6개 방향으로 완벽하게 이동할 수 있다.

뮬은 또한 부상병을 적들의 총탄에서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함을 구현했다. 신개념의 고강도 복합소재를 채용, 중량을 1톤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강력한 내구성을 확보한 것. 여기에 첨단 무인비행시스템까지 탑재해 효용성을 극대화 했다.

어번 에어로노틱스의 라피 요엘리 사장은 “뮬은 기존 헬리콥터의 접근이 어려웠던 밀림, 도심 한복판, 치열한 전투지역 등에서 자유로운 비행이 가능하다”며 “오는 2009년 프로토타입 모델의 첫 번째 비행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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