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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dea] 오폐수 틈입 봉쇄하는 잠수복

특징: 독극물 속에 뛰어들어야 하는 잠수부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잠수복
명칭: 패러건 다이빙 시스템
발명자: 테이버 맥컬럼
개발비: 120만 달러
개발기간: 7년
현재 상태: 시제품<->상용제품

1989년. 구조 요청을 받고 침몰한 연구선으로 잠수해 가던 테이버 맥컬럼의 눈으로 디젤유와 폐수가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당시는 3일 전에 허리케인 휴고가 푸에르토리코를 강타, 산후안 항구가 기름과 도시의 쓰레기로 뒤범벅이 된 상태였다.

분석화학자인 맥컬럼이 배를 인양하려고 하는 동안 잠수장비의 실(seal)이 헬멧 속으로 들어온 오폐수에 의해 녹아가고 있었다. 이에 따라 맥컬럼이 숨을 내뱉을 때마다 오폐수가 조금씩 새어 들어왔다.

군대의 잠수부나 전문 잠수부는 특정시설 점검 또는 유조선 사고, 자연재해, 파이프라인 파괴 등의 사고 때 가장 더러운 오폐수 속으로 잠수해야 한다. 국제잠수업자협회의 의장인 필 뉴섬은 “물은 겉으로만 봐서는 오염됐는지 아닌지 파단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오염된 물이 헬멧 속으로 들어올 경우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다.

2001년 미 해군은 오염된 물에 적합한 잠수장비의 개발을 도와줄 회사를 찾았다. USS 콜호를 고치기 위해 디젤연료로 오염된 물속에 잠수부들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맥컬럼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바이오스피어Ⅱ의 밀폐된 환경에서 2년 동안 생활한 후 극한상황에서도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장비를 개발하는 회사를 차렸다. 바이오스피어Ⅱ는 미래 우주도시 건설이나 지구의 미래 환경을 위한 자료를 얻기 위해 만든 인공 시설. 애리조나 주 투손 사막에 건설해 1991년 9월부터 2년 동안 남녀 8명이 거주 실험을 했던 곳이다.

맥컬럼이 회사를 차렸을 당시 최신 프로젝트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신형 우주복 연구. 그리고 산후안에서 잠수했던 기억도 잊지 않고 있었다.당시 해군 잠수부들은 보통 두꺼운 드라이슈트와 헬멧을 쓰고 작업했는데, 이 장비에는 오염된 물이 들어갈 여지가 두 군데나 있었다.

내뱉은 숨을 뿜어내는 밸브를 통해 물이 조금씩 새어 들어왔고, 드라이슈트 내부의 공기량을 조절해 잠수복의 부력을 조절하는 덤프 밸브로도 물이 들어왔다. 게다가 중유나 산업용 화학물질은 잠수 헬멧의 실리콘 실과 격판을 녹인다.



맥칼럼은 첫 번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주비행사가 내뱉는 숨을 우주선으로 보내 우주비행사를 주변과 완전히 격리시키는 우주복의 구조를 본 땄다. 또한 그는 헬멧 맨 위에 잠수부의 내뱉는 숨과 잠수복의 덤프 밸브에서 나오는 공기를 조절하는 새로운 밸브를 달았다. 그리고 이 밸브에 배기튜브 세트를 달았다. 배기튜브의 압력은 헬멧 내부의 기압보다 낮다. 그래야 내뱉는 숨이 자연스럽게 배기튜브로 들어가 잠수부의 모선으로 가서 배출될 수 있다.

미 해군의 오폐수 잠수 프로그램 부장인 제임스 피어슨 대위는 자신이 아는 어느 시스템도 덤프 밸브 문제를 이렇게 멋지게 해결하지 못했다면서 맥컬럼의 잠수복은 잠수부를 오염된 물로부터 완벽히 보호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맥칼럼은 더욱 강한 실 소재를 찾기 위해 3년 동안 네오프렌, 고무, 실리콘 등 갖가지 소재를 제트연료와 접촉시키며 실험했다. 제트연료는 수 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담고 있기 때문에 좋은 실험 대상이었다. 많은 소재들이 몇 초도 버티지 못하고 녹아버렸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03년 엘라스토머가 수백시간이나 버틴다는 것을 알아냈다. 오늘날 사용되는 소재 중 가장 튼튼한 것이다.

지난해 8월 미 해군은 시제품의 실험을 실시했고, 앞으로 5벌을 더 주문해 실험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 장비는 내년, 그러니까 맥컬럼이 친구들과 함께 산후안에서 배를 인양한 지 꼭 20년 만에 실무에서 사용될 것이다.

HOW IT WORKS

헬멧 옆의 레귤레이터 밸브는 잠수부가 내쉬는 숨 및 잠수복에서 나오는 여분의 공기를 수면 위로 내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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