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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위에 펼쳐지는 인간의 생활상 GIS

지리정보시스템(GIS)의 공간 분석 기능을 통해 인간 생활을 둘러싼 복잡한 공간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도출할 수 있게 되면서 GIS의 활용 분야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또한 GIS는 공간 자료의 수집·저장·관리뿐만 아니라 특정한 목적에 부합하는 분석 도구로서의 기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에서 나타나는 복잡한 공간 문제의 대안을 제공해 의사 결정권자들로 하여금 최적의 해법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GIS는 바로 지도 위에 펼쳐지는 인간의 생활상을 담고 있는 셈이다. 자료제공: 한국정보문화진흥원

필자는 몇 년 간 지리정보시스템(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GIS)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일반 통계분석 소프트웨어가 이미 개발돼 쓰이고 있지만 지도를 통해 사람들의 생활상을 실감나게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숫자를 나열하는 것보다는 정확한 지리정보를 그래픽을 통해 보여준다면 그 이상 설득력이 클 수 없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GIS의 역사와 활용 분야

필자가 처음 시도했던 기획은 텍사스 오스틴에서 성장하고 있던 공공 무선인터넷(Wi-Fi)의 사용 위치와 도시 내 인구통계학적 변수 간의 관계를 지도 위에 포개 보여주는 작업이었다. 그때 사용했던 것이 바로 아크뷰(ArcView)라는 프로그램이다.

디지털 사회에서 지리정보는 각종 정보서비스에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인터넷 지도검색, 실시간 도로상황 파악 시스템, 휴대폰의 친구찾기 서비스, 지리위치정보시스템(GPS) 등 현대인이 살면서 원하는 곳을 살피는데 유용성이 탁월하다.단순한 물리적 지형도를 넘어서 그 안에 살고 있는 인간과 인간이 맺는 정보의 흐름을 보여주고자 했던 최초의 시도는 19세기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19년 프랑스의 삐레르 듀팽은 문맹률의 지리적 분포와 집중을 보여주기 위해 그 지역 격차를 흑백 농도의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표시한 적이 있다. 일종의 카르토그램(Cartogram)을 도입한 셈이다. 1855년에는 존 스노가 영국 내 콜레라 위치와 확산 경로를 지도 위에 점으로 표기해 돌림병의 근원지를 막는데 공헌했다.

GIS는 컴퓨터를 이용해 모든 유형의 지리정보를 입력·저장·관리·분석해 그 결과를 다양한 형태로 출력하는데 사용되는 종합적인 정보관리체계다. GIS는 새로운 정보를 추가하거나 수정하기 쉬우며, 지도를 쉽게 확대·축소·중첩시킬 수 있다. 특히 다양한 형태로 출력이 가능해 시설물의 입지 선정, 국토 개발 및 관리, 자원 탐사 및 개발, 환경 문제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할 수 있다.

GSI 독점과 오픈소스의 필요성



지리정보의 컴퓨터화는 1960년대 중반까지 하버드 컴퓨터그래픽 시험실 등 교육기관이나 공공기관의 몫이었다. 하지만 1969년을 기점으로 중대한 전환이 일어났다.
잭과 로라 덴저몬트가 단돈 1,100달러로 환경과학연구소(ESRI)를 세워 지리정보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 실제 이름 없던 이 회사는 이제 전 세계 지리정보 프로그램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독점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필자가 썼던 아크뷰도 바로 ESRI가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ESRI는 1992년에 그래픽 사용 환경의 아크뷰 1.0 데스크톱 버전을 출시하면서 국내와 전세계 지리정보 소프트웨어 시장을 석권한다. 아크뷰는 현재 9.X 버전까지 출시됐는데, 각종 지리분석 도구들까지 연동되는 그래픽 토털 지리정보시스템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지배력은 물론이고, 지리 학도들이 공간지리 분석 프로그램을 쓴다고 하면 대부분 이 ESRI 제품군의 아크뷰를 익힌다고 보면 된다.

지리정보가 인구통계 수치와 연동되면 지리적 불평등의 문제, 지역 간 상호연관 관계의 관찰, 질병과 물류, 교통, 네트워크 정보의 흐름 등을 파악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컴퓨터 기술의 발전은 지리정보의 세밀화와 보다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하지만 ESRI가 독점력을 이용해 보급판 아크뷰의 가격을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올려놓아 일반인의 접근성을 막고 있다. 당장 질 좋은 오픈소스용 프로그램의 개발이 아쉬운 실정이다.

글_이광석 뉴미디어 평론가 suk_lee@mail.utexas.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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