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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의 미래 에너지

미래에는 어떤 에너지를 쓰게 될까. 사실 인류의 에너지 문제 자체를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는 드물다. 하지만 공상과학(SF) 영화중에는 차세대 에너지라고 할 만한 것들을 나름대로 묘사한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소를 원료로 한 핵융합, 그리고 물질-반물질 반응에 의한 쌍소멸 에너지다.

또한 연료전지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자동차가 미래사회의 대중적인 자동차로 묘사되는 공상과학 영화도 있다. 최근에는 액체에 특정 음파를 쏘아주면 빛이 나오는 현상을 통해 높은 열과 에너지를 만들어 내려는 연구, 그리고 저온 핵융합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미래 에너지 개발이 성공한다면 인류를 구원할 구세주가 될 것이다. 물론 확실하게 장담하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자료제공 : 한국산업기술재단

과학기술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바로 에너지 문제다. 언제가 될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석유, 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는 고갈되고 말 것이다.

이처럼 화석연료시대의 종말이 다가오는 만큼 인류 전체가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한 새로운 에너지원 확보는 필수불가결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사실 인류의 에너지 문제 자체를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상당수 의 공상과학(SF) 영화에서는 인류의 차세대 에너지라고 할 만한 것들을 나름대로 묘사하고 있다. 이 중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과학기술계에서 연구해 오던 에너지도 많이 포함돼 있다.

■ 우주항해에 쓰이는 미래 에너지

SF 영화중에서도 우주여행과 관련된 몇몇 영화들은 첨단 과학기술을 훌륭하게 묘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구를 떠나 우주라고 하는 광활하고 극한적인 환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온갖 첨단 과학기술이 동원돼야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주여행을 위해 사용되는 우주선의 에너지로는 수소를 원료로 한 핵융합이 가장 많이 나온다. 핵융합을 통해 얻은 에너지로 우주선의 엔진을 가동한다는 내용이 명확하게 제시되지는 않지만 핵융합에 의한 에너지로 우주선이 항해한다는 것은 자주 묘사된다.

아무래도 현재의 로켓연료보다는 훨씬 효율이 높고 막대한 에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핵융합이 미래의 새로운 에너지 생성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활발하게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오래전부터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핵융합 반응에 성공한 적은 없다. 설령 실험실에서 초보적인 수준으로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실제 에너지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실용화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물론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우주선의 동력 수단으로 핵융합 이외에도 태양광을 이용한 우주항해가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SF 영화에서는 물론 현실의 연구에서도 자주 거론되는데, 그 중 흥미 있는 것으로 반물질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즉 물질과 반물질이 쌍소멸을 일으키면서 전환되는 에너지를 이용한다는 발상인데, 스타 트랙(Star Trek)에 나오는 우주선이 이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스타 트랙은 지난 1960년대부터 미국의 TV 시리즈로 제작돼 큰 인기를 모았고, 그 후 재방영과 속편 시리즈가 여러 차례 이어졌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상영된 적도 있다. 특히 1979년에는 로버트 와이즈 감독이 ‘Star Trek: The Motion Picture’라는 제목으로 스크린에 옮겨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스타 트랙은 23세기를 배경으로 미지의 별들과 생명체를 찾아 모험을 거듭하는 우주선 엔터프라이즈(Enterprise)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원반형의 선체와 두 개의 긴 엔진이 장착된 엔터프라이즈호는 SF 영화사상 가장 아름다운 우주선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신 무기와 첨단기술로 무장한 이 우주전함이 광속 이상의 속력을 낼 경우 이용하는 엔진이 바로 물질-반물질 반응 엔진이다.

일부 사람들은 반물질하면 과학적으로 전혀 알려지지 않았거나 신비적인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반물질은 이미 양자역학의 완성자로 꼽히는 이론물리학자 폴 디랙( 1902~1984)이 그의 방정식을 통해 존재를 예견한 것으로서 이후 반물질, 즉 반입자에 해당하는 몇 가지 소립자들이 발견됐다.

즉 양성자와 질량은 같지만 음의 전하를 지니는 반양성자, 전자와 질량이 같지만 전하는 정반대인 양전자 등이 바로 반입자다. 미국 페르미연구소와 같은 거대입자가속기 시설에는 반입자를 만들어내고 저장하는 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다.

■ 물질-반물질 반응의 이용 가능성

그렇다면 앞으로 우주여행을 할 때 우주선 연료 혹은 새로운 에너지 수단으로 물질-반물질 반응을 이용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미국의 최우수 과학도서로 선정된 바 있는 ‘스타 트랙의 물리학(로렌스 M. 크라우스 지음)’도 이에 대해 논하고 있는데, 아직은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물질-반물질 반응에 의한 쌍소멸 에너지를 우주선의 추진 연료로 사용하려면 먼저 반물질을 대량으로 생성하거나 저장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를 우주선에 장착하기에는 너무도 거대하고 복잡하다.

반양성자, 양전자 등과 같이 전하를 띤 반입자를 저장하려면 핵융합 연구 때 고온의 플라즈마를 가두어두는 토카막 장치와 마찬가지로 거대한 고리 모양의 자석이 필요하다. 페르미 연구소와 같은 거대입자가속기 시설에서나 가능한 장치를 우주선에 장착하기는 너무도 어렵다. 설령 그와 같은 장치를 소형화해 우주선에 장착했다고 해도 반물질의 원료를 어디로부터 얻느냐 하는 문제와 직면하게 된다. 우주공간에는 반물질이 그다지 풍부하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반물질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서 반응시킬 수밖에 없는데, 이 역시 쉽지 않을 뿐 더러 대단히 비효율적이다. 즉 반입자를 만드는데 드는 에너지가 물질-반물질 반응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에너지보다 훨씬 크다는 것. 이 때문에 아직까지는 물질-반물질 반응에 의한 쌍소멸 에너지가 우주선의 연료나 새로운 에너지 수단으로서 갖는 의미는 크지 않은 상태다.

현재의 관련기술 수준에서 보더라도 물질-반물질 반응을 이용해 전구 한 개를 밝히는데 드는 비용은 미국 정부의 1년 예산보다 많다. 이를 감안하면 물질-반물질 반응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개발하는 일은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 미래 자동차의 에너지

연료전지(Fuel cell)는 우주에서 먼저 쓰인 기술이 응용된 대표적 에너지 수단이다.
연료전지란 수소가 전극과 반응하면서 전자를 잃고 이온이 전해질을 통과해 산소와 결합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것으로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다. 이 때문에 전지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원리적으로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얻는 과정의 정반대인 셈인데, 연료전지가 미래의 새로운 에너지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구문이 됐다.

사실 차세대 에너지 수단으로 꼽히는 만큼 일반 사람들은 연료전지 자체가 매우 최근에 발명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연료전지는 이미 150여 년 전에 선보인 것으로 역사적으로 보면 가솔린 엔진보다 훨씬 오래됐다. 그리고 연료전지가 실제 사용된 것은 1960년대 들어서인데, 달 탐사 등을 위한 우주선의 전력 공급원으로 이용되면서부터다.

차세대 자동차의 연료, 노트북이나 휴대폰 같은 모바일기기의 배터리 등에 적용하기 위한 연료전지가 활발히 연구·개발되고 있으며,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배기가스 배출이나 시끄러운 소음이 거의 없는 연료전지 자동차가 국내외에서 이미 선보인 바 있다.

연료전지 자동차가 대중화되기에는 아직 여러 가지 기술적, 경제적 문제들이 있다. 하지만 환경문제가 중시될 미래사회에서는 연료전지 자동차가 지금의 가솔린 자동차를 대체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이 같은 전망을 감안해서인지 SF 영화들을 보면 연료전지 자동차가 미래사회의 대중화된 자동차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톰 크루즈 주연,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2002)에서는 여러 가지 화려한 첨단 과학기술이 나오는데, 그 중 눈길을 끌었던 빨간색의 멋진 자동차가 바로 연료전지 자동차다.

게리 시나이즈가 주연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미션 투 마스(Mission to Mars; 2000)는 우주여행 관련 영화치고는 평단으로부터 매우 혹평을 들은 바 있다.

이 영화를 보면 화성으로 떠나기 전 우주비행사들이 모여 파티를 한다. 그리고 헤어지는 길에 한명이 가솔린 스포츠카에 오르면서 ‘연료전지 자동차는 너무 밋밋해서 차를 타는 맛이 안 난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즉 미래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중화된 값싼 연료전지 자동차를 타고, 부자나 일부 애호가들이 ‘명품’을 즐기듯 일부러 비싼 가솔린 자동차를 타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차세대 에너지의 연구개발 문제를 다룬 영화로는 키아누 리브스 주연, 앤드루 데이비스 감독의 ‘체인 리액션(Chain Reaction; 1996)’이 있다. 체인 리액션은 영화로서는 그다지 관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으며 흥행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과학기술적 측면에서는 눈여겨 볼만한 것들이 적지 않은 매우 우수한 영화로 꼽힌다.

시카고 대학의 이공계 대학원생인 에디(키아누 리브스 분)는 실험을 하다가 전자 키보드에서 흘러나온 음파가 액체관에 작용하면서 불빛과 연쇄반응이 이어지는 것을 보게 된다. 특히 이 같은 연쇄반응으로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새로운 에너지는 공해가 없고 적은 원료로 막대한 양을 만들어낼 수 있어 고갈돼 가는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실험이 성공해 연구결과의 공식 발표를 앞두고 주인공은 암살 협박을 받게 되고, 실험실은 폭발에 휩싸여 날아가 버린다.

실은 오래 전부터 이 연구를 비밀리에 진행해 온 미국 정부가 향후 상업적 이용 등에서 주도권을 상실할 우려 때문에 관련 과학자들을 제거하려던 것이었다. 그리고 주인공은 이 같은 정부의 음모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된다는 게 주요 줄거리다.

이 영화는 관련 과학자들의 자문을 받아서인지 과학기술적으로 잘못되거나 허황된 부분이 거의 없다. 그리고 여러 과정이 매우 치밀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영화에서처럼 액체에 특정 음파를 쏘아주면 빛이 나오는 현상은 물리학적으로 실제 있는 현상이다. 음파발광(Sonoluminescence)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꽤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고, 최근에는 물리학자들이 이를 이용해 높은 열과 에너지를 생성하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미국의 몇몇 과학자가 초음파 진동으로 액체의 온도를 수백만℃ 이상 상승시켜 시험관속에서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마치 영화 체인 리액션의 장면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 같았는데, 아직 명확하게 입증된 것은 없다.

꼭 음파발광 방식이 아니더라도 여러 나라의 과학자들이 매달리는 흥미로운 연구 주제가 많이 있다. 초고온과 여러 가지 난해한 기술들을 동원하지 않고 상온에서도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른바 저온 핵융합 연구가 바로 그것이다.

저온 핵융합 연구에 성공한다면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세주가 될 것이다. 하지만 여러 차례 과장되거나 잘못된 발표가 나온 적이 있어 자칫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기도 한다. 이 때문에 영화 속에서 이 같은 장면들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글_최성우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 영화 ‘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여러가지 화려한 첨단기술이 많이 선보였다. 연료전지 자동차가 등장하는 ‘미션 투 마스’(우측 상단)와 차세대 무한에너지 개발을 다룬 ‘체인 리액션’(우측 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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