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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착륙 40주년과 우주탐사의 현주소

인간이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지 올해로 40주년을 맞는다. 당시에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PC 수준의 컴퓨터는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우주선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GPS 위성도 없었다. 이론상으로만 본다면 당시의 기술력으로 사람을 달에 보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아폴로 11호를 비롯해 미국은 6차례나 달 착륙에 성공한다.

물론 음모론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구에서 찍은 영상으로 달에 착륙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것. 지금 세계 각국은 재차 달 탐사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달 착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거주하고, 화성을 비롯한 외계 행성으로 떠나는 기지 건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태다.


1969년 7월 16일. 아폴로 11호는 함장인 닐 암스트롱을 비롯해 마이클 콜린스, 버즈 올드린 등 3 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레드스톤 엔진을 장착한 새턴V 로켓을 이용해 발사된 아폴로 11호는 달 궤도를 도는 사령선(컬럼비아)과 달착륙 선(이글)으로 구성됐다. 사령선과 달착륙선은 결합된 상태로 달 궤도까지 날아갔고, 달착륙선은 달 궤도에서 분리된 후 ‘고요의 바다’에 착륙했다. 7월 20일의 일이다.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달착륙선에서 나와 2시간 31분간 달 표면을 탐사, 20Kg의 월석과 각종 시료를 채취했다. 이 때 암스트롱은 “이 한걸음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일 뿐이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 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다.

달착륙선 상단부에 있던 캡슐 형태의 귀환선은 달 표면을 이륙한 후 달 궤도에서 사령선과 도킹, 4일 후인 24일 지구로 귀환했 다. 아폴로 11호는 유인 달 착륙에 성공했고, 우주비행사들을 안전하게 귀환시킨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개발 경쟁

러시아는 지난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를 우주궤도에 쏘아 올렸고, 1961년에는 보스토크 1호를 통해 세계 최초로 인간을 우주에 올려 보냈다. 보스토크 1호에는 유리 가가린이 탑승, 우주궤도에서 지구를 바라본 최초의 인물이 됐다.

이 같은 러시아의 우주개발에 자극받은 미국은 1958년부터 인간을 우주로 보내는 머큐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머큐리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은 1963년까지 6명의 우주비행사를 지구궤도에 올려 보내는 데 성공했다. 길이 2m, 직경 1.9m의 1인용 캡슐에 탑승했던 우주비행사들은 총 53시간 55분 27초 동안 우주궤도에 머물렀던 기록을 남겼다.

이후 미국은 달 탐사를 염두에 두고 최소 2주간 이상 우주비행사가 우주공간에 머무르도록 하는 제미니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또한 달 착륙 후 우주비행사를 지구로 귀환시키기 위한 필수기술인 궤도선과 귀환선 간의 도킹기술 개발도 추진했다. 달 착륙선으로 달에 착륙한 후 탐사를 마치고 달에서 이륙한 귀환선이 달 궤도를 돌고 있던 사령선과 도킹한 후에야 지구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제미니 프로젝트는 1966년까지 12회 우주선을 발사했으며, 머큐리 프로젝트에 사용된 1인용 캡슐보다 큰 길이 5.8m, 직경 3m, 무게 3,810kg짜리 우주선을 사용했다. 제미니 프로젝트에서 무인발사를 한 1, 2호를 제외하고, 유인 우주비행이 시작된 제미니 3호부터 12호까지 10차례의 발사는 모두 1965년과 1966년 2년간 이뤄졌다. 1년에 5차례씩, 거의 두 달에 한번 꼴로 발사가 이뤄진 셈이다.

제미니 프로젝트의 성공을 통해 유인 달 착륙의 기초를 다진 미국은 1966년부터 곧바로 아폴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아폴로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로 인간을 달에 보낸다는 목표 하에 추진됐다. 로켓의 성능 확인을 위한 아폴로 6호까지의 발사 이후 본격적인 달 탐사는 1968년 발사된 아폴로 7 호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마침내 1969년 아폴로 11호의 성공을 통해 최초의 유인 달 착륙에 성공한다.

이후 달 착륙을 눈앞에 두고 산소탱크의 균열로 간신히 귀환한 아폴로 13호를 제외하면 미국은 아폴로 17호까지 총 6차례 에 걸쳐 유인 달 착륙에 성공한다. 특히 아폴로 16호와 17호는 처음으로 월면차를 이용한 탐사가 이뤄졌다. 즉 아폴로 11호 이후 1972년 12월 발사된 아폴로 17호까지 모두 12명의 우주비행사가 달에 발을 내디딘 셈이다.

달 착륙 둘러싼 미스터리와 음모론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돌리는 것만으로도 변화하는 궤도를 간단히 계산할 수 있으며, GPS 위성을 통해 우주공간에서도 우주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현재의 기술력으로도 유인 달 착륙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당시 아폴로 우주선에 사용된 컴퓨터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PC 1대의 성능보다 낮았으며,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달 착륙뿐만 아니라 우주비행사들이 지구로 귀환할 가능성도 희박했다. 이처럼 현재도 추진하기 어려운 유인 달 착륙을 미국은 1960년대에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미국은 아폴로 프로젝트를 통해 총 6차례나 유인 달 착륙에 성공했지만 그 이후 40여 년간 단 한번도 유인 달 착륙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달 탐사가 거짓이라는 음모론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대표적인 음모론은 미국이 유인 달 착륙을 추진하지 않았으며, 지구에서 찍은 영상만으로 달 탐사를 조작해 냈다는 것이다. 즉 미국이 달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구에서 촬영한 영상을 이용해 전 세계를 상대로 사기극을 벌였다는 것.

유인 달 착륙 영상에서 빛의 방향이 여러 방향으로 보이거나 공기가 없는 달 표면에서 미국 성조기가 흔들린 점, 그리고 달 착륙선인 이글의 착륙 때 이뤄진 역(逆)분사 흔적이 적었다는 것 등이 이 같은 주장의 근거가 됐다.

현재 미 항공우주국(NASA)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극히 일부이지만 아폴로 11호 ~17호까지 이어진 유인 달 착륙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미국의 달 착륙이 거짓이었다는 음모론은 인터넷 등을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국내의 한 우주항공 전문가는 이 같은 음모론에 대해 “달 탐사 프로젝트에는 수천 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많은 전문가들을 세계적인 사기극에 동참시키거나 몇몇 사람이 모든 전문가들을 감쪽같이 속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아폴로 우주선이 복잡한 궤도계산을 어떻게 수행해 냈으며, 우주공간에서 어떻게 우주선의 위치를 파악했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달 착륙 후 공개된 당시 자료에 따르면 각종 궤도의 경우 수작업 형태의 수학적 계산을 통해 사전에 모든 가능성의 궤도를 계산해 놓았으며, 이 사전 자료에 현재의 궤도를 대입하는 형태로 이동할 궤도를 찾아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망원경 형태의 관측 장비를 통해 바라보는 달과 지구의 위치를 파악함으로써 현재의 우주선 위치를 추론해 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부 우주항공 전문가들은 당시 러시아와의 냉전체제하에서 우주개발 능력을 과시하려는 정치적 배경이 달 착륙 성공의 가장 큰 동력이 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달 탐사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

세계 각국의 잇따른 달 탐사 계획

지난 2007년부터 일본, 중국, 인도 등은 잇달아 달 탐사위성을 발사하며 달 탐사에 나섰고, 수년 내 달착륙선을 보낸다는 계획도 세워 놓은 상태다. 특히 중국은 2020년까지 유인 달 착륙을 추진 중이며, 러시아도 2012년에 달에 사람을 착륙시킨다는 계획이다.

미국 역시 40년간 폐쇄됐던 달 탐사 프로젝트를 다시 가동하고 있다. 지난 2004 년 조시 W. 부시 대통령은 2020년까지 다시 사람을 달에 착륙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NASA는 2024년까지 6~12명이 상주할 수 있는 달 유인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달 탐사 프로젝트를 다시 가동하게 된 것은 정치적 목적과 기술적 목적 2가지 때문이다.

정치적 이유는 일본, 중국, 인도, 그리고 유럽연합(EU) 등 우주개발 분야의 후발국들이 달 탐사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 후발국들이 2020년 이전에 무인 달 착륙 또는 유인 달 착륙에 성공한다면 이미 40년 전에 달을 정복한 우주개발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

일본은 가구야, 중국은 창어 1호, 인도는 찬드라얀-1호 등 달 탐사 궤도선 발사에 성공했으며, 다음 단계로 달착륙선을 보내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특히 냉전체제 붕괴 후 미국의 최대 경쟁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유인 달 착륙에 성공한다면 미국이 가진 우주개발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는 한순간에 무너지게 된다.

미국이 달 탐사 프로젝트를 재가동한 또 다른 이유는 기술적인 것으로 화성탐사와 같이 다른 행성 탐사를 위해서는 달 기지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NASA가 추진 중인 우주개발 프로젝트의 핵심은 화성탐사며, 화성에 최초 로 사람을 보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NASA는 1972년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달 탐사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뒤 재사용 가능한 우주왕복선인 스페이스 셔틀 개발과 국제우주정거장 건설, 그리고 화성 탐사선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왔다.

화성탐사와 관련, NASA는 이미 지난1997년 화성 탐사선 패스파인더를 발사해 무인 탐사 로봇인 소저너를 화성 표면에 착륙시켰다. 또한 2003년에는 쌍둥이 화성 탐사로봇인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를 발사했다. 이들 쌍둥이 화성 탐사로봇은 7개월 뒤인 2004년 1월 각각 화성 표면에 착륙해 화성 표면 영상을 지구로 전송했다.

이제 NASA가 추진할 수 있는 화성탐사는 유인 착륙만이 남아 있는 상태다. 하지만 화성까지 사람을 보내기 위해서는 지구가 아닌 우주공간에서 발사를 하거나 달 또는 국제우주정거장을 거쳐가는 형태가 최선의 선택이 되고 있다.

한국도 참여하는 국제 달 네트워크

현재 NASA는 달에 사람을 보내고 유인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기초연구를 진행 중이다. 단순히 달에 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달에서 보다 광범위한 지역을 탐사하기 위한 탐사차량 및 거주시설 개발, 그리고 원자력에너지를 이용해 동력을 생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아틀라스 V401로켓에 실려 발사된 달 탐사선 LRO와 LCROSS는 재개된 달 탐사 프로젝트의 첫 단추에 해당된다. LRO는 달 궤도에 머물며 탐사를 진행하지만 사용이 끝난 로켓과 LCROSS는 달 표면에 충돌하는 실험이 진행된다.

이 실험은 달의 극 지점에 수분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밝혀내고, 2020년 유인 달 착륙에 앞서 진행되는 국제 달 네트워크 (ILN)의 무인 달착륙선을 위한 기초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달에 수분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은 향후 진행될 유인기지 건설과 화성탐사를 위한 중간 기착지로 달을 이용하는데 있어 물이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만약 달의 극 지점에서 수분이 발견된다면 산소를 만들고, 우주로켓용 연료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 달 유인기지 운용 및 화성탐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제 달 네트워크는 미국 외에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인도, 이탈리아, 한국 등이 참여한다. 오는 2014~2016년 사이 달착륙선을 보내고, 이를 통해 달의 여러 곳에 6~8개의 무인 기지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 무인 기지에서는 달의 대기 및 지질정보 등을 수집하게 된다.

NASA는 또한 2020년 유인 달 착륙과 2024년 유인기지 건설을 위해 다양한 기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새로운 월면차인 채리엇에 대한 시제품 테스트가 이뤄졌다. 채리엇은 360°로 방향전환이 가능한 6쌍의 바퀴를 이용해 어떠한 방향으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NASA는 달 유인기지에서 원자력에너지를 이용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달은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아 달의 하루는 지구의 29.5일에 해당된다. 즉 14.75 일에 해당되는 354시간이 밤인 상태다. 달의 경우 대기층이 없어 지구보다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효율이 높지만 354시간이 밤인 환경에서는 태양전지를 동력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달 유인기지의 동력원으로 원자력에너지를 이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NASA가 달 탐사를 재개하면서 화성탐사에 초점을 두고 있는 주된 이유는 화성이 인간 거주에 가장 적합한 행성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지구라는 행성이 자원고갈 또는 자전이 멈추는 등의 재앙에 직면했을 때 지구인이 이주해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

40년 전의 달 탐사는 생존 확률 ‘0’에 도전했던 사건이었지만 40여년 만에 다시 재개된 달 탐사는 달에서 사람이 거주하고, 또한 화성으로 탐사를 떠나는 기지로서의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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