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단독]토종 애니 '머털도사', 中자본 업고 100억대 블록버스터로

제작비 60% 중국으로 투자 유치해 3D 블록버스터로 제작

적은 내수 시장의 한계로 지지부진했던 애니메이션 제작에 활력 더할까 주목

오랫동안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국내 토종 애니메이션 ‘머털도사’가 중국 자본과 손잡고 순제작비 100억원 규모의 극장판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관객 규모와 자금력에서 성장한계에 봉착한 토종 애니메이션이 거대한 인구와 자본력을 가진 중국을 등에 업고 디즈니와 픽사의 작품에 맞설 대작을 만드는 새 길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8일 애니메이션 회사 꽃다지는 제작비의 60%를 중국의 영화투자배급사인 펀하이로부터 유치해 오는 2018년 상반기 한중 동시개봉을 목표로 ‘머털도사’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털도사’는 지난 1989년 MBC텔레비전에서 첫 방영 이후 최고 54.9%의 시청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를 끈 토종 애니메이션이다. 머리카락으로 도술을 쓰는 머털이의 모험과 사랑·우정 등을 한국적으로 풀어내 큰 사랑을 받았다. 2012년 EBS를 통해 리메이크작이 방영되기도 했지만 극장판으로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한중 협력은 기획·기술력을 갖춘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를 향한 중국 자본의 러브콜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향후 국내 업체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 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머털도사’의 한중 합작은 비좁은 국내 시장의 한계로 지지부진했던 국산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 제작이 중국 자본과의 결합으로 활로를 찾은 ‘윈윈’ 모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 “이 모델 성공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머털도사’가 블록버스터급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는 데는 중국 자본은 물론 중국 시장의 힘이 중요했다.

‘애니메이션은 아동용’이라는 정서가 강한데다 아동 관객조차 많지 않은 한국 영화시장의 특성상 회수 가능한 제작비 규모는 아무리 늘려 잡아도 30억원이 한계라는 것이 그동안 업계의 정설이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개봉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머털도사 프로젝트 역시 원래는 30억원 미만 규모로 계획됐지만 중국 업체가 관심을 보이면서 덩치가 커졌다. 머털도사가 서유기 등 중국 고대 설화와도 비슷한 측면이 많은데다 가족용 애니메이션 영화의 인기가 높은 중국 영화 시장의 특성으로 볼 때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국 측의 판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극장판 ‘머털도사’는 중국 측 합작사의 입장에 따라 텔레비전을 통해 보던 기존의 ‘머털도사’와 사뭇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상 연령층도 조금 높아지고 3D 기술을 만끽할 수 있게 액션도 강화된다. 분위기도 한국보다는 아시아적 색채를 띨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또한 중국 관객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전략이다. 유정주 꽃다지 대표는 “한국적인 것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시아가 가진 공통적 요소들을 폭넓게 담아내는 것이 이야기를 새롭게 확장하는 데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한국과 중국의 문화권이 가진 각기 다른 요소들을 균형 있게 녹여내자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를 향한 중국 자본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머털도사’ 같은 케이스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현재 영화 등 문화를 즐기려는 사람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데 반해 양질의 콘텐츠는 충분히 공급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캐릭터 등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부가사업으로 확장이 쉬운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예전보다 투자받을 기회가 늘어난 것은 물론 중국 투자를 유치했다고 하면 한국 투자자들도 덩달아 관심을 가진다”며 “중국 투자를 받는 게 작품을 진행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자본 유치의 중요성도 앞으로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즈니’나 ‘픽사’ 애니메이션에 눈높이가 맞춰진 관객들을 만족시키려면 제작비는 당연히 올라가기 마련인데 국내 시장만으로는 엄두가 안 난다”며 “쿼터 제한 없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자본 유치는 필수적”이라고 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