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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가계저축률 4년새 2배...소비절벽 전조 아닌가

우리나라 가계저축률의 상승 곡선을 지켜봐야 하는 심정이 착잡하다. 최근의 저축률 급증은 기업투자를 위한 재원(財源)으로서라기보다 가계가 지갑을 닫는 ‘소비절벽’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은 8.66%를 기록해 4년 전인 2012년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아졌다. OECD는 내년에도 같은 비율로 고공비행할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학 교과서의 설명에 의하면 가계저축이 증가할수록 기업의 자금조달이 쉬워지고 이는 경제성장과 가계소득 증가세를 가져오게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의 저축 증가는 불행히도 기업 투자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같은 날 재벌닷컴이 발표한 우리나라 10대그룹 상장사의 사내 유보금은 6월 말 기준 550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기업들 스스로 유보금을 쌓아놓는 판에 굳이 가계저축을 빌려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저축률 상승을 뒤집으면 가계의 소비성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는 통계로도 입증된다. 통계청이 지난주 내놓은 올 2·4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가처분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평균 소비성향)이 70.9%로 떨어졌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수출이 끝을 알 수 없는 내리막 행진을 거듭하는 마당에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과 소비절벽까지 겹칠 경우 한국 경제는 결국 축소균형의 경로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러잖아도 전 세계적 경기침체로 외부 경제환경은 탈출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럴수록 내수에서 활로를 열어가야 한다. 투자회복과 소비진작을 위해 각종 규제를 혁파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서비스산업발전법의 국회 통과를 서둘러 기업들에 신사업 진출의 길을 터주는 한편 노동개혁을 통해 투자의욕을 되살려줄 필요가 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성공사례도 있지 않은가. 정부도 단기 경기부양책에만 매달리지 말고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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