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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금산사 조실 월주 스님 "기복에 젖은 한국 불교, 대중과 함께 해야"

회고록 '토끼뿔 거북털' 출간 기자간담

"책무 등진 채 산중에만 머물러

세상 계도·향도하는 실력 부족

종교는 사회의 빛과 소금 돼야"

월주 스님




“한국 불교는 기복에 젖어 있고 가람 수호와 사찰 관리 보수에 급급했어요. 승려가 산중에만 머물면 안 돼요. 이웃을 돕고 울타리 역할도 해주며 대중과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전북 김제 금산사 조실 월주(81·사진) 스님은 자신이 시민운동과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26일 김제 금산사에서 가진 자신의 회고록 ‘토끼뿔 거북털’과 사진집 ‘태공(太空)’, 법문집 ‘세간과 출세 간이 둘이 아니다’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다. 이 중에서 태공은 스님의 호다. 스님은 “한국 불교는 아직 멀었다. 수행공간을 가지고 있고 수행력은 있지만 세상을 이끌고 계도하고 향도하는 실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스님은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을 펼치며 불교계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데 앞장서왔다. 불교가 세상을 등진 채 산중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스님의 지론이다. 1935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스님은 1954년 법주사에서 금오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고 1961년 스물일곱의 나이에 금산사 주지로 임명됐다. 이후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등을 거쳐 제17·28대 총무원장을 지냈다. 현재는 여든을 훌쩍 넘긴 고령에도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함께일하는재단 이사장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스님은 “모든 종교 지도자가 치열하게 사회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며 “종교인의 행실이 바르지 못하면 사회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는다”고 지적했다. 신뢰 회복을 위해 끊임없는 성찰을 강조했다. 스님은 “매일 세 번을 반성한다는 공자님 식으로 끊임없이 참회하고 반성하고 돌아봄으로써 종교인의 도리와 사명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님의 회고록 ‘토끼뿔 거북털’이라는 제목은 육조 혜능의 ‘육조단경’ 중 ‘불법재세간 불리세간각 이세멱보리 흡여구토각(佛法在世間 不離世間覺 離世覓菩提 恰如求兎角·불법이 사람 사는 세상에 있으니 세상을 떠나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 세상을 떠나 도를 찾는 것은 흡사 토끼에게서 뿔을 구하는 것과 같다)’이라는 글귀에서 따온 것이다.

스님은 “이제 내 나이가 만 81세인데 미수(米壽·88세) 때까지는 계속 활동할 것이다. 건강하면 더 해야지”라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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