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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어떤 경우에도 이념적 잣대로 예술 평가해선 안돼"

■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관객과 대담

정부가 할일은 검열 아니라

문화예술복지 설계하는 것

文정부, 지원하되 간섭않는

예술정책 원칙 지켜나갈 것

도종환(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3일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개막한 박근형 연출의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공연 후 ‘예술검열’을 주제로 열린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근형 연출. /연합뉴스




“이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돌아가 이념적인 잣대로 예술작품을 바라보는 일이 없는 문화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 때 문화예술인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 논란을 제기하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개막한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공연이 끝난 뒤 ‘예술검열’을 주제로 열린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도 의원은 “어떤 경우에도 예술작품이 검열받거나 배제당하거나 탄압받아서는 안되고 작품 그 자체로서 존중받아야 하고 관객들로부터 평가받아야 한다”면서 “누군가 미리 이 작품은 된다 안된다 미리 평가하는 것은 물론이요, 국가에서 이런 일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블랙리스트는 직권남용일 뿐만 아니라 헌법 위반이고, 표현의 자유와 출판의 자유 등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술과 관련돼 정부가 가져야 하는 태도에 대해 도 의원은 “국가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것이 원칙이어야 함에도 박근혜 정부는 지원은 안하고 간섭만했다”고 꼬집으면서 “이제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 국가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고, 예술은 예술인에게 맡기고, 판단은 관객들에게 맡기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새 정부의 방향과 관련, 도 의원은 “대통령도 수평적 리더십을 가진 권력 중 하나이며, 국민이 권력을 위임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줄 것”이라며 “이념적 잣대로 예술작품을 바라보지 않는 문화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가 할 일은 문화예술복지를 꼼꼼하게 설계하는 것”이라면서 “무대에서는 박수받지만, 조명이 꺼지면 막막해 하는 예술인들을 위한 여러 복지 설계 등을 고민하고 있고 제도로 뒷받침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도 의원은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의 박근형 연출에 대한 정부 지원 배제 에 대한 문제를 2015년 9월 국정감사에서 폭로하며 블랙리스트 논란을 촉발했다. 당시 지원대상에서 탈락한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지난해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남산예술센터 무대에서 초연됐고 이날부터 남산예술센터에서 재공연을 시작했다.

박근형 연출은 이날 대담에서 블랙리스트에 대한 부당함을 역설했다. “작품에 대한 판단은 결국 관객이 합니다. 가슴을 울리고 좋은 추억을 남기는 공연을 하는 극장은 관객이 많아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자연히 관객이 없어지겠죠. 작품에 대한 가장 제대로 된 판단은 관객들이 합니다.”

박 연출은 “당시 지원금을 받았더라면 서울 대학로의 꽤 좋은 극장에서 공연했겠지만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실이 알려지며 오히려 지난해 일본 공연에서 공연비도 많이 받으며 좋은 극장에서 유쾌하게 공연을 했다”면서 “지난해 공연에서도 관객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 올해 또 좋은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된 만큼 저에겐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군인이 등장하는 4개의 에피소드를 엮어 국가폭력을 비판적으로 성찰한 작품이다. 2016년 대한민국에서 무장 탈영한 병사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1945년 일본의 자살특공대에 자원한 조선인 청년들, 2004년 이라크 팔루자에서 미군에 식품을 납품하는 한국인을 납치해 살해한 무장단체, 2010년 백령도의 초계함 선원들의 이야기까지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벌어진 역사적 사건들을 교차해 보여주며 ‘국가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서울에서 다음달 4일까지 공연한 뒤 인천과 성남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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