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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2017|④ 사내 건강증진프로그램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100 BEST COMPANIES TO WORK FOR 2017

CORPORATE WELLNESS PROGRAMS:HEALTHY...OR HOKEY?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기업들이 체중 감량에서 명상에 이르기까지 직원들의 건강증진 활동을 독려하며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쓰고 있다. 그렇게 하면 직원들은 훨씬 더 건강해질 수 있을까?





인디애나에 본사를 둔 엔진 전문 기업 커민스 Cummins는 사내 프로그램을 전면 개편하기 위해 덱스터 셔니 Dexter Shurney를 최고의료책임자(MD)로 고용했다.

지난 2013년 커민스의 CEO 톰 라인바거 Tom Linebarger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았을 때, 셔니는 다소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를 수락했다. 커민스는 지난 수년 동안 5만 5,000명의 직원들에게 ‘웰니스’ *역주: 웰빙(well-being)과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 를 전파하기 위해 애를 써왔다. 회사는 직원들이 건강위험도 평가와 생체정보 검사를 받도록 독려해왔다. 운동을 하거나 건강식으로 점심을 먹을 경우, 직원들은 포인트를 쌓아 건강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 큰 효과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커민스의 의료보험 비용은 매년 올랐다. 직원들의 질병 발병률 또한 증가했다. 대부분 중서부 인디애나 출신인 직원들은 비만과 비만 관련 만성질환 등 인구 고령화에 따른 전형적인 질병에 시달렸다. ‘웰니스’를 전파하려는 회사의 오랜 노력에도, 직원들이 더 건강해지지 않았다. 셔니는 “큰 비용을 들여 직원들의 건강을 독려하고 있지만 효과가 없다”고 의아해했다.

CEO 라인바거는 셔니에게 팀을 이끌어 사내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손볼 것을 주문했다. 이 회사 엔진 제조 때 적용했던 엄격하고 정밀한 ‘6시그마’를 활용해 급증하는 의료보험 비용의 원인을 찾는게 그의 임무였다.

셔니는 건강은 의사의 진료를 통해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듬 해에는 전세계 커민스 직원들의 건강 증진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진 및 전문가와의 협의에 전념했다. 아직 결과를 단언할 순 없지만-셔니는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그의 작업은 ‘마지막 성배’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웰니스 프로그램은 눈에 띄는 진척을 보이고 있다.

직원 웰니스 프로그램은 오랫동안 경영의 ‘특효약’처럼 묘사되어 왔다. 적은 비용으로 직원들을 더 행복하고, 건강하고, 현실적이고, 생산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자 그대로 ‘금상첨화(win-win-win)’ 전략이다(훌륭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갖춘 기업에 투자하면 주식 시장보다 초과수익(outperform)을 올릴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물론 이 주장에는 논란이 있다).

잡힐 듯 말듯 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 10년 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는 직원 건강프로그램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물론 여기엔 당근과 채찍이 있었다: 급등하는 직원 의료보험 비용은 무서운 채찍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건강보험개혁법안’은 당근이었다. 직원들이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체중감량이나 금연 같은 성과를 거두면, 건강보험 비용의 최대 30%(흡연자의 경우 50%)까지 인센티브 혜택을 볼 수 있게 한 것이었다(다시 말해 건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직원들은 의료보험비를 더 내야 한다는 의미다).

그 결과 직원 건강관리 프로그램 미국 재계에서 보편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사내 식당과 퇴직연금 401(k)처럼 현대 직장문화의 한 가지 특징으로 굳어진 것이었다. ‘기업 웰니스 프로그램’은 이제 80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부상했다.

기업들은 건강관리 프로그램 도입에는 열성적이면서도, 정작 운영은 외부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비스 공급업체나 컨설턴트에게 외주를 주곤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큰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를 했음에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 사내 건강프로그램 도입으로 기업과 직원 모두가 더 큰 지출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의료보험 비용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많은 기업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베팅액을 늘려 왔다. 더 정교하고, 잘 짜인 건강 프로그램을 추가 도입한 것이었다. 한 업계의 추산에 따르면, 직원들이 다양한 자기계발 서비스를 새롭게 이용하고 있어 프로그램 참여 직원에게 제공되는 연평균 인센티브가 현재 651달러에 이르고 있다.



사실 웰니스 프로그램은 ‘웰빙’으로 둔갑한 머리 여럿 달린 괴물이 되어 버렸다. 기업들은 운동 독려는 물론 직원들의 정신과 감정, 마음, 심지어 재무적인 건전함까지 챙겨주기 위해 프로그램 공급자들에게 의존해왔다(피델리티가 실시한 ‘2016년 기업지원 건강 및 웰빙 조사’에 따르면, 128개 대기업 중 76%가 ‘금전적 안정(financial security)’ 항목을 마련해두고 있다).

사내 건강프로그램에 대한 직원들의 태도는 기업들의 태도보다 조금 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회사에 자신의 건강 데이터 공개를 꺼리는 직원들이 있는가 하면, 너무 바쁘거나 초과 근무가 많아 늘어난 건강 관리 의무에 반감을 갖는 직원들도 있다. 이런 까닭에 사내 웰니스 프로그램의 직원 참여율은-심지어 지원금이 나오는데도-상당히 낮은 상태다. 예컨대 피델리티의 조사 참여율이 10%(인생 상담)~53%(기본 건강 설문지 작성)에 그친 바 있다.

그렇다면 사내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과연 효과적일까-건강이 확연히 좋아지거나, 의료 보험 비용이 크게 감소하는가-라는 주제는 놀라울 정도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어왔다.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업계 연구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가장 신뢰도가 높은 연구들(2013년 연방정부가 주도한 랜드 Rand보고서 포함)에 따르면 모호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반된 결과도 나타나고 있다.

물론 지난 38년간 직원 건강프로그램에 투자해 큰 효과를 본 존슨 앤드 존슨 Johnson & Johnson 같은 성공사례도 있다. 하지만 업계의 평균 투자수익률과 일반적인 효율성을 계산하는 건 어려울뿐만 아니라 논란도 많다.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이 있음에도 참여율이 저조하고, ‘웰니스’가 (수량화가 쉽지 않은) 감정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론 괴첼 Ron Goetzel은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의 선임 과학자이자 IBM 자회사 왓슨 헬스 Watson Health의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사내 건강프로그램을 잘 만들고, 제대로 실행하고, 엄격히 평가하면 효과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화와 전략적인 소통이 키 포인트다).

앨 루이스 Al Lewis는 대표적인 사내 건강프로그램 반대론자다. 그는 건강 프로그램 업계를 떠나, 현재는 ‘퀴지파이 Quizzify’라는 ‘직원 건강지식’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루이스는 건강 프로그램 운영은 “순전히 돈 낭비”일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론 해로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헬스장 비용 지원, 사내 건강 간식 제공 같은 ‘직원들을 위한 웰니스’는 괜찮다고 하면서도, ‘직원들을 강요하는’ 형태는 비판하고 있다. 기업들이 직원에게 체중 감량(실패 시 벌금)을 요구하거나, 매년 생체 정보 검사를 받도록 하는 건 건강프로그램 표준지침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직원들은 건강 평가를 통해,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나 고혈당 같은 자신의 위험 요인을 파악할 수 있다. 또 원하는 건강 목표치를 설정해 중간 성과를 계속 체크할 수 있다.

그러나 루이스와 다른 반대론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잦은 질병 검사는 불필요하고 비쌀 뿐만 아니라 검사 결과 오류와 과잉 치료라는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예컨대 네브라스카 주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해 비난을 산 바 있다(미국 질병예방 특별위원회는 50세 이상의 직원에게만 질병 검사를 권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과도한 사례들 때문에 셔니와 커민스의 경영진이 직원 건강 및 웰니스 프로그램을 재검토 하게 된 것이다.

커민스는 1년간의 연구 노력을 끝에 자사 직원과 그 가족들을 위한 새로운 건강 프로그램을 점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새 프로그램의 골자는 7가지 요인-신체 활동, 수면, 영양, 스트레스 감소, 약물 남용, 수분 섭취, 일광욕-을 잘 관리해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프로그램의 “연속 개념”(셔니의 표현이다)을 적용했다.

셔니는 연구 과정에서 건강에 대한 직원들의 지식이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얕다는 점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수면과 비만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고 있거나, 땅콩 버터보다 치킨의 콜레스테롤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직원들이 별로 없었다. 그는 미 예방의학 대학(American College of Preventive Medicine)과의 협업을 통해 직원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건강 교육은 사내 진료소에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커민스의 종합 건강개선 계획(Comprehensive Health Improvement Plans)으로 운영될 때 효과가 특히 더 좋았다. 직원들은 ‘생활방식 7주 집중훈련 프로그램’ 과정에서 체중 감량과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같은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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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ERIKA F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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