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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총수 지정] 네이버 변대규·한성숙 '투톱'에 힘실린다

日 라인 신중호·황인준 체제 유지…동남아 진출 가속

李 창업자 이사회 영향력 축소 당분간 유럽 투자 집중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네이버를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에 포함하면서 이해진 창업자가 결국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총수 없는 대기업’ 지정을 원했던 네이버로서는 아쉬운 결정이지만, 1년 뒤 공정위 심사에서 이 창업자가 동일인 지정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실질적 지배력’이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드러내야 하는 만큼 현재 네이버와 라인을 지휘하는 선장의 역할에 더욱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네이버의 경우 변대규 이사회 의장(휴맥스홀딩스(028080) 회장)과 한성숙 대표를 중심으로 한 ‘투톱’ 경영 체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일본 자회사인 라인에서도 신중호 최고글로벌책임자(CSO)와 황인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 창업자는 유럽 지역 투자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창업자의 총수 지정에 따른 후속 대책을 고심 중인 네이버는 우선 변 의장과 한 대표가 주도하는 의사 결정 시스템을 탄탄히 뿌리 내리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네이버 사정에 밝은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변 의장이 ‘벤처 1세대’로 불리지만 주로 제조분야(방송수신기)에서 경험을 쌓은 만큼 네이버의 서비스 중심 사업 구조를 완벽히 이해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이사회 리더로 오른 뒤 6개월이 지난 만큼 앞으로는 회의에서 강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짚었다.

한 대표 역시 취임 후 3개월 동안(올해 2·4분기)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4.6% 늘린 2,852억원을 달성하는 등 가시적인 실적을 보여주면서 단단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또한 네이버 이사회 구성원 중에서 이 창업자를 제외한 유일한 사내이사인 만큼 의사 결정 과정을 주도할 여력이 충분하다.

특히 책임 경영 측면에서 한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이 지분을 추가 취득하거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공정위가 이날 이 창업자를 네이버의 총수 있는 기업으로 지정하면서 그가 이사회 구성원 7인 중에 유일한 대주주(지분 4.31%)라는 점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 창업자의 추가 지분 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다른 이사회 구성원의 보유 주식을 늘려 발언권을 높이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 대표는 지난 5월 기준으로 주식을 소량(1,272주) 보유하고 있으며 별도의 스톡옵션을 받지 않은 상태다. 변 의장은 네이버의 지분을 아예 매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공정위에서 이 창업자가 네이버의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한 만큼 향후 이사회 인선 과정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첫 번째 분기점은 이 창업자와 이종우 사외이사(숙명여대 교수)의 등기임원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이다. 네이버컴(현 네이버) 창업 후 18년째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한 이 창업자의 등기임원 연임 여부도 관심사지만 이 교수를 대신할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 변 의장과 한 대표를 비롯해 다른 사외이사 2명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지가 중요한 변수다. 이 교수는 이 창업자와 서울대 산업공학과 동기로 지난 2012년 첫선임 당시에도 ‘이사회 독립성’ 논란이 불거졌다.

라인은 당분간 기존 경영진을 유지한 채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본인 경영진과 함께 신 CGO, 황 CFO가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면서 대만과 동남아시아 지역 등에서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라인 성공의 주춧돌을 놓은 신 CGO는 이 창업자보다 많은 스톡옵션을 받았고 황 CFO는 지난해 2월 네이버에서의 보직을 내려놓고 라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주로 일본에 머물고 있다. 이 창업자가 라인 회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지만 그의 개입 없이도 중요한 의사 결정이 이뤄질 수 있는 구조가 갖춰졌다는 뜻이다.

유럽 등을 오가며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이 창업자는 현재 보직인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서의 업무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프랑스 파리에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육성 공간인 ‘스페이스 그린’을 연 데 이어 AI 기술 연구소로 유명한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현 네이버랩스 유럽) 인수까지 마무리한 만큼 유럽에서의 활동 반경은 어느 정도 확보됐다는 분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창업자가 당분간 동일인 지정 등 국내 이슈는 잊고 해외 활동에 전념하면서 새로운 성과를 내는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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