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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新 등골브레이커' 수능선물

합격 기원 간절한 마음 이용

금도끼·은포크·가방·패딩까지

수십만원대 고가 마케팅 성행

"불필요한 위화감 조성" 지적

“대학만 갈 수 있으면 뭐든 못 해주겠어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16일)을 나흘 앞둔 12일 식품업계가 밀집해있는 서울 강남과 종로 인근 상점에는 떡이나 엿 등 수능 선물을 사러온 이들로 붐볐다. 상점을 찾은 사람들은 프랑스의 유명 삽화작가인 장 자크 상뻬의 대표작인 ‘꼬마 니콜라’ 이미지가 그려진 상품을 보며 사진을 찍는 등 수능 선물을 고르는 데 열중했다. 한 제과점에서 만난 학부모 김소연(51·가명)씨는 “우리 딸이 이번에 수능을 보는데 시험이 며칠 안 남아서 많이 힘들어한다”며 “여기서 제일 좋은 음식을 먹고 기운을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유통업체들의 ‘수능 마케팅’이 고가제품에 집중되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자녀나 지인의 고득점을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을 이용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수능 선물을 출시해 ‘한탕’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한 인터넷쇼핑몰에서 17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수능만점기원 금도끼




인터넷쇼핑몰에서 2만 4,900원에 팔리고 있는 수능대박기원 은포크


서울의 한 대형백화점에서 5만9,000원에 팔리는 ‘열공 디퓨저’


대형마트 계열의 한 온라인몰에서는 ‘1.87g짜리 24k 금도끼 수능 만점기원 순금도끼’가 17만원에 팔리고 있다. 시내 한 백화점에서는 수험생의 집중력에 좋은 향기를 낸다는 ‘열공 디퓨저’가 무려 5만 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 다른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수능 합격 기원 은(銀) 포크’는 2만 4,900원에 달했다.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는 물론 지인에게 수능 선물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이다. 마치 선물의 가격이 수험생에 대한 관심과 비례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수험생 자녀를 둔 서울의 한 주부는 “얼마 전 수험생 부모들 모임에 갔더니 수능 선물로 고급 가방이나 외투를 선물해준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원래는 떡이나 엿 같은 것을 선물하려고 했는데 아이가 혹시라도 기가 죽을까봐 걱정돼 겨울용 유명 브랜드 패딩을 선물해주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수험생들도 수능 선물이 신경 쓰이는 것은 마찬가지. 이번에 수능시험을 보는 재수생 홍지영(가명)양은 “친구들끼리 수능 선물로 무엇을 받았는지 서로 얘기를 많이 한다”며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잘 안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고가의 금도끼 같은 선물들을 내놓는 지나친 상술을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학부모와 수험생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해 돈을 벌겠다는 마케팅이 불필요한 사회적 부담을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부 기업들이 수능마케팅을 쏟아내면서 과소비를 조장할 뿐만 아니라 한 자녀 가구가 늘어나면서 부모들도 기꺼이 과소비에 나서고 있다”며 “마음을 전하는 의미의 수능 선물 본래 의미가 퇴색하고 지나치게 상업화하면서 부모와 수험생 모두에게 불필요한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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