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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트렌스젠더 논쟁’ 사과하는 하리수, 사과를 모르는 한서희

아이돌 연습생 한서희가 또 한 번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에는 ‘트렌스젠더의 인권문제’로, 트렌스젠더 1호 연예인 하리수와 뜨거운 설전을 벌이던 중 둘 다 ‘도’를 넘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비판이 일자 이와 관련해 하리수는 사과를, 한서희는 자신은 ‘틀린’게 아난 ‘다르 것’이라며 주장하고 있다.

사진=SNS




사진=서경스타 DB


트렌스젠더 논란의 시작은 지난 11일 한서희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부터 시작됐다. “트렌스젠더도 여성이니 우리의 인권에 관한 게시물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시작되는 글을 올린 한서희는 “저는 트렌스젠더는 여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물학적으로도 여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성의 성기가 있는데 어떻게 여자인지. 저는 ‘여성’분들만 안고 갈거다”라고 말한 것이다.

그는 이어 “트렌스젠더 분들께 왜 여성이 되고 싶냐고 물으면 ‘화장하는 게 좋았고, 여자 애들과 어울리는 게 좋았고, 구두를 신는 게 좋았다’고 대답한다. 저는 구두 싫어하고 화장하는 거 귀찮고 어릴 때 공주보단 디지몬을 좋아했는데 남자인가? 트렌스젠더에 관해 주위사람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많이 엇갈리더라.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냐”며 반문했다.

그룹 빅뱅 탑과 대마초 흡연 파문을 일으킨 가수 연습생으로 존재를 알린 한서희는 이후 페미니스트를 자청, 다소 과격하고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도 종종 논란의 중심에 서는 ‘화제의 인물’이다. 스스로 ‘관종(관심종자)’이라고 칭한 한서희는 이번 ‘트렌스젠더 논란’ 외에도 크고, 작은 ‘파격발언’으로 SNS계의 떠오르는 ‘이슈 메이커’이자 ‘트러블 메이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 같은 한서희의 글은 온라인서 갑론을박을 일으켰다. 이에 성이 차지 않는 듯 한서희는 다음날인 12일 “트렌스젠더 분들은 못 안고 가겠다”며 “우리가 벗으려고 하는 온갖 코르셋들을 벗지는 못할망정 더 조이기만 하고, 여성들의 여성상을 그들이 정한 ‘여성스러움’이라는 틀 안에 가두고 그들만의 해석으로 표현함으로써 진짜 여성들이 보기에 불편함만 조성한다고 생각한다”고 트렌스젠더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결국 이 같은 발언에 국내 1호 트렌스젠더 연예인 하리수가 나섰다. 하리수는 “사람은 누구나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하지만 본인이 공인이라는 연예인 지망생이라면 본인의 발언이 미칠 말의 무게가 얼마가 큰가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그냥 이 사람의 인성도 저지른 행동도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라며 한서희가 말한 발언이 담겨있는 기사 사진을 함께 올린 것이다.

하지만 흥분한 하리수는 이후 다소 논점에서 벗어난 발언을 했다. 하리수는 “충분히 인성이 느껴질 만한 대화내용이었다. 주민번호 2 맞다. 병 때문에 자궁적출 받으신 분들도 계신데 저 글에 따지면 그분들도 여자가 아닌 거다. 저는 페미니스트도 아니고 뭐도 아니고 논쟁도 하고 싶지 않다. 본인은 지금 안 좋은 일을 해서 자숙해야 하는 기간 아니었나. 말 한마디에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추가 게시물을 올린 것이다.

결국 트렌스젠더에서 시작해 성소수자와 인종 논란 등 민감한 문제를 무게와 맥락 없이 다룬 한서희와 논점에서 벗어난 주제를 끌어들인 하리수 둘 다 모두 여론의 지적을 받았다.



하리수는 여론의 이 같은 지적을 받아들였다. 문제의 게시물을 삭제한 하리수는 “스스로 한마디 한마디에 책임감이 크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며 죄송하다. 페미인권에 트젠인권을 해달라는 얘기는 아니었다. 그런 일을 굳이 공개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었다. 다시 한 번 여성인권에 앞장서시고 힘쓰는 모든 분들께 죄송하단 말씀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사진=한서희 SNS


하지만 한서희는 여전히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트렌스젠더 논란이 일자 SNS에 “저는 페미니스트 대표가 아닙니다. 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는 수많은 페미니스트분들 중 한 명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그쪽들 인권은 본인들이 챙기세요. 왜 트랜스젠더 인권을 저한테 챙겨달라고 하세요”라며 “페미니스트의 길은 자기가 어떤 길을 더 추구하냐에 따라서 다 다릅니다. 본인이 걷고 있는 페미니스트의 길과 제가 걷고 있는 페미니스트의 길이 다를 수 있어요. 본인과 다름을 틀림으로 단정 짓지 말아주세요”라고 강조한 것이다.

서로 다른 결과를 놓고 또 다시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감정에 치우쳐 쟁점에서 벗어난 말을 한 것은 명백한 하리수의 잘못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트렌스젠더의 입장에서 존재자체를 부정당하는 발언에 입장표명을 한 것이며, 더 나아가 잘못에 대해 확실하게 사과를 하면서 자신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보였다. 반면 문제의 씨앗을 퍼뜨린 한서희는 자신의 경솔함에 대해 사과를 하기 보다는 “자신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페미니즘을 자청한 한서희지만 그녀의 주장은 지나치게 편협하며, 또 지극히 주관적이다. 물론 한서희가 말한 것처럼 성전환 수술을 한 이유에 대해 “화장하는 게 좋았고, 여자 애들과 어울리는 게 좋았고, 구두를 신는 게 좋았다”고 답하는 트렌스젠더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트렌스젠더가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성을 바꾼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 자체를 바꾸는 문제인 만큼, 단순하게 꾸미고 싶어서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이다. 목숨을 걸고 수술을 결심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인생의 무게와 옳고 그름을 논하기 쉬운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한서희는 이 같은 문제들에 단순하게 ‘일반화 시킨’ 결론을 내렸으며, 더 나아가 사회의 편견에 시달리면서 싸우는 트렌스젠더들마저 ‘여성상’이라는 코르셋을 죄인 사람들로 지칭한 것이다.

한서희는 공인은 아니다. 그리고 아무도 그에게 ‘페미니스트의 대표’라고 칭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탑과의 대마초 파문을 일으킨 이후, ‘화제의 인물’에 오르면서 그의 SNS가 큰 이슈와 논란을 만드는 만큼, 만큼 그가 가지고 있는 화제성과 파급력은 결코 적지 않다. 특히 이와 같은 사회의 민감한 논란들에 대해서는 더욱더 그러하다는 사실을 이번 ‘페미니스트 논란’이 잘 보여주고 있다.

”본인이 걷고 있는 페미니스트의 길과 제가 걷고 있는 페미니스트의 길이 다를 수 있어요. 본인과 다름을 틀림으로 단정 짓지 말아주세요”라고 강조하고 있는 한서희.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서희의 행동은 경솔했고, ‘논란의 무게’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선택한 그의 행동은 분명하게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이기 때문이다.

하리수는 발언의 무게를 알기에 사과를 했고, 그 무게를 모르는 한서희는 여전히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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