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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中 1만6,500개 vs 韓 270개, 이게 우리 창업 현실이다

우리나라 창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중국에서는 신설법인이 하루 1만6,500개씩 생긴 데 반해 우리는 270개에 불과했다. 인구 1만명당 하루 창업 기업 수도 중국이 2012년 14개에서 지난해 32개로 두 배 이상 뛰었지만 한국은 그때나 지금이나 15개로 달라진 게 없다. 중국 창업기업들이 견실한 창업생태계와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새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는 동안 우리는 제자리걸음만 한 셈이다.

창업해도 사방에 규제라는 덫이 널려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세계 100대 스타트업이라도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절반 이상이 사업을 못하거나 조건부로만 가능한 게 우리 현실이다. 융복합 서비스나 기존에 없는 혁신사업을 시도해도 산업분류가 제대로 돼 있지 않거나 기존 사업자 위주로 돼 있어 등록조차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혁신이 될 리 만무하다. 중국 창업기업 상당수가 핀테크·인공지능(AI) 같은 기술기반 서비스업에 집중하는 반면 우리는 겨우 2.1%에 그치는 이유다. 창업이 이토록 어려우니 구직자도 외면하는 게 당연하다. 우리 신설기업의 평균 취업자 수는 중국의 4분의1에 불과한 1.5명밖에 안 된다.

가뜩이나 4차 산업혁명 경쟁에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미래는 없다. 법에서 명확히 금지하는 것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는 규제 자체를 면제하는 방안을 서둘러 창업의 봉인을 풀어야 한다. 정부만 잘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법 하나 통과되는 데 평균 500일 이상 걸리는 정치권도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가능한 일이 한국에서 불가능한 것이 과연 옳은가”라는 하소연이 사라질 수 있다. 창업 붐이 일어나지 않는 한 혁신성장도, 일자리 확대도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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