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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만명에 1,000억대 폭탄...종부세 이어 노후생활 부담 커져

■금융소득 과세기준 1,000만원 재추진

"작년 소득세 최고세율 42%로 추가과세 어렵다" 지적 잇따라

가계 금융자산 축적 해칠 우려도





여당이 고소득층 이자·배당수익에 증세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소득불평등을 개선한다는 정부 기조에도 부합하는데다 과세 대상이 많지 않고 이들의 담세(세금 부담) 능력도 충분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종합부동산세 인상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보유세와 금융소득세가 한 번에 오를 경우 일부 은퇴자의 세금 부담이 급증해 반발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국회와 정부 등에 따르면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대로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현재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강화될 경우 27만명에 1,000억원 안팎의 세금 부담이 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박주현 바른미래당(당시 국민의당) 의원이 발의했던 똑같은 법률안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기획재정부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5년을 기준으로 기준금액이 1,000만원으로 인하되면 분리과세→종합과세 대상자는 기존 11만명에서 38만명으로 27만명 확대된다. 조세재정연구원이 2016년 말 발표한 ‘금융소득종합과세 개편의 영향 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2014년 귀속분을 기준으로 종합과세 기준 강화 시 과세 대상은 37만명, 세수는 1,3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는데 이를 감안하면 이번 세법 개정으로 세수 효과는 1,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증세 대상은 3년 만기 회사채 금리(2.82%, 25일 기준)를 고려했을 때 금융자산이 3억5,500만원(금융소득 1,000만원)에서 7억1,000만원(금융소득 2,000만원) 사이로 추정된다.

범여권은 이 같은 금융소득 강화를 통해 과세 형평성을 제고한다는 명분과 더불어 실질적인 소득분배에 따른 양극화 개선 효과를 노리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자꾸 도마 위에 오르는 근본적인 이유는 과세체계가 고소득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돼서다. 분리과세는 오로지 납세자의 이자와 배당 등 금융소득만 따지기 때문에 사업 등으로 수억~수십억원을 버는 사람이나 소액의 예금 이자를 받는 사람이나 14%의 같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반면 고소득자에게 분리과세 대신 종합과세를 적용하면 기존 사업·근로소득에 금융소득까지 더해지면서 전체 소득에 최고 42%까지 세금이 부과돼 조세 형평성은 나아질 수 있다.

조세 형평성이 개선되면 자연스레 소득불평등도 완화되는 효과가 따라온다. 2012년 세법 개정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인하한 뒤 소득불평등을 따지는 지니계수(높을수록 불평등)가 0.3314에서 0.3199로 3.47% 개선됐는데 조세연은 기준이 재차 1,000만원 초과로 바뀌면 지니계수도 5.1%(0.3314→0.3145)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금융소득 과세 강화는 정부 방향성과도 맞아떨어질 뿐 아니라 과세 대상이 특정 고소득층으로 한정되고 이들의 담세 능력도 일정 수준 이상이어서 범여권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방안으로 평가된다.

2916A08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


다만 금융소득 증세안이 현실화하기 까지는 넘어서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은 역시 ‘조세 저항’이다. 지난해 이미 ‘부자 증세’ 차원에서 과세표준 5억원 초과자의 소득세 최고세율을 40%에서 42%로 올려놓은데다 올해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소득분배나 양극화 해소를 외친다 하더라도 짧은 시간에 특정 계층에 과도한 세금 부담을 안기는 데는 저항과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지난해 박주현 의원이 발의한 금융소득 분리과세 개선안이 폐기된 데는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도 한몫한 만큼 종부세와 금융소득세를 한 번에 올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금융소득 과세 강화안 자체도 오랜 기간 찬반이 팽팽하게 엇갈린데다 올해는 종부세 이슈까지 있어 여건은 만만찮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세수 호조도 증세의 타당성에 걸림돌이다. 올해 1·4분기 국세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9,000억원 많은 78조8,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집권 후반부로 갈수록 개혁동력이 약해지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여당이 강력하게 밀어붙일 경우 증세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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