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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협력업체 줄도산하는 한국車산업의 현실

현대·기아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업체 리한이 최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현대·기아차 1차 협력업체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굳건히 버텼던 터라 충격이 크다. 300개에 달하는 현대차 1차 협력사 가운데 그동안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리한이 파산 위기에 몰린 가장 큰 원인은 현대차 등 완성차업체의 판매 부진이다.

내수 부진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부품업계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리한이 줄도산의 시작일 수 있다는 점이다. 벼랑 끝에 몰린 부품업체가 하나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국내 50개 차 부품업체 가운데 절반 가까이(23개사)가 올 1·4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벌써 시장에서는 제2, 제3의 리한이 나올 수도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대부분 1차 협력업체인 상장사가 이 정도면 영세 2·3차 협력업체의 상황은 더 심각할 게 뻔하다. 이미 지난 2월 현대차 2차 협력사인 엠티코리아가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매각절차에 들어갔다. 완성차업체에서 시작된 위기가 2차에 이어 1차 협력사 등 부품업체 전반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렇게 사방에서 경고음이 울려대는데도 현대차 노조는 7년째 파업을 강행했다. 12~13일 이틀간 부분파업을 벌인 것도 모자라 추가 파업까지 예고하고 있다. 파업 이유는 기득권을 보호하고 임금을 더 달라는 것이다. 실적이나 환경을 따져보면 도저히 파업을 할 처지가 아닌데도 막무가내다. 현대차는 올 1·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6%나 줄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수입자동차 25% 관세 부과’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경영여건은 차치하더라도 부품업계의 고통도 아랑곳하지 않으니 귀족노조의 이기주의라는 비난을 받는 것이다. 벼랑 끝에 몰린 협력업체의 현실은 현대차, 나아가 한국 차 산업에 주는 마지막 경고다.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끊지 않으면 공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지금이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노사가 함께 생산성 제고에 나서는 것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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