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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나홀로 뒷걸음치는 한국車 고비용구조가 문제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사상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3·4분기에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나 줄어든 2,889억원에 그친 데 이어 기아자동차도 영업이익이 67%나 감소했다. 게다가 영업이익률마저 1% 수준으로 주저앉아 어닝쇼크라는 말조차 무색할 지경이다. 쌍용자동차나 한국GM 역시 적자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자동차 업계의 실적 악화는 신흥국 통화약세와 품질 관련 비용 탓이 크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고비용·저효율 구조다. 매출은 조금씩 늘어도 원가비용이 껑충 뛰어오르면서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는 헛장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인건비는 치솟는 데 반해 생산성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현대차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15.2%로 도요타(7.8%)보다 두 배 높은 데 반해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투입되는 시간(HPV)은 26시간을 웃돌아 미국 공장(14.7시간)의 두 배 수준에 이른다. 이런 구조가 유지된다면 한국 자동차 산업이 얼마나 버틸지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자동차 협력사 가운데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면서 부품생태계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가 급한 대로 1조원의 긴급자금을 수혈했지만 미봉책일 뿐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3·4분기에 흑자로 돌아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한다. 보급형 전기차 ‘모델3’가 단일 모델로는 최고 매출을 기록하면서 ‘역사적인 분기’라는 찬사까지 나오고 있다. 도요타 등 글로벌 경쟁사들도 5%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금 자동차시장은 100년 만의 대변혁기를 맞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낡은 기득권에 파묻혀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 생산물량은 물론 연구개발(R&D)마저 노조의 의견을 구하는 판국에 남들처럼 과감한 신산업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산 자동차가 진정 경쟁력을 되찾으려면 고임금·저효율 구조를 과감하게 깨뜨리고 미래 자동차 개발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자동차 업계 노사 모두의 대오각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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