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이 “환경이 바뀌면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며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유연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실장은 25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국의 경제학자인 존 케인즈가 했다고 알려진 말을 인용했다. 김 실장은 “케인즈가 의회에서 야당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데 지난번과 말이 바뀌자 의원들이 ‘왜 자꾸 말을 바꾸느냐’고 질문을 했다. 이에 케인즈는 ‘사실이 바뀌면 내 마음도 바뀐다(When the fact change, I change my mind)’라고 했다”며 “케인즈도 그랬는데 하물며 제가 뭐라고 그러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직 공정거래위원장이었던 김 실장이 정책 콘트롤타워 자리에 오르면서 차기 경제정책이 ‘공정경제’에 치우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공정경제가 저의 주된 업무 영역이었지만 공정경제 정책만으로는 한국경제가 지금 필요로 하는 성과를 다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정부 경제정책의 기본 축인 3가지 요소(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선순환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때 의도하는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공정경제를 맡고 있었지만 혁신성장도 동시에 중요하고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되고 있는 경제정책 기조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는 뜻도 시사했다. 김 실장은 “저는 경제학자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선험적인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장 경제 주체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기 위해 일관성을 가져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때그때 경제 환경에 따라 그 정책들의 내용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 역시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 기조를 정책실장으로서 특히 강조할 생각”이라 말했다.
다만 김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의 방향성과 최저임금 동결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 답변하기 적절치 않다”며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최저임금 부분은 의사결정 과정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제가 말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기본적인 내용은 일관성과 유연성을 조화시키고자 한다는 것”이라 말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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