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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해외문화홍보원장 "해외 한국문화원, 신한류 플랫폼 될 것"

해외 한국문화원 올해로 40년...K팝 열풍 진원지 역할도

각국서 한국어는 희망의 언어...문화가치 재평가 받아야

지역·性·세대별 빅데이터 구축해 한류전략 업그레이드

김태훈 해외문화홍보원장.




지금은 방탄소년단(BTS)이 한류로 세계를 평정했지만 지난 2011년 초만 해도 몇몇 국내 아이돌그룹이 미국 진출을 시도하다 높은 진입장벽 앞에 좌절했고 유럽 진출은 엄두도 못 내던 때였다. 당시 프랑스 현지인으로 구성된 ‘코리아 커넥션’이 “프랑스에서 K팝 콘서트를 열어달라”며 파리 한국문화원에 청원을 하기 시작했다. ‘코리아 커넥션’은 우리 문화에 매료돼 파리 한국문화원 어학원에서 공부한 현지인들의 자생적 모임이다. 청원의 기세는 꺾일 줄 몰랐고 너무 강렬했기에 한국 정부에까지 소식이 닿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회의가 열렸다. 갑론을박이었다. 정부가 콘서트까지 기획해야 하나 비판적 의견도 있었지만 예산 2억원을 투입해 추진하기로 결론이 났다. SM엔터테인먼트가 자사 비용부담을 더해서 소녀시대·샤이니·슈퍼주니어·동방신기 등의 공연을 추진했다. 기적이 시작됐다. 8,000석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됐고, 표를 못 구한 현지인들이 루브르미술관의 피라미드 앞에서 플래시몹을 벌였다. 무슨 일이냐며 외신이 들썩였다. 2차 공연이 추가됐고 이 또한 매진이었다. 당시 공연 이후 K팝과 한류는 유럽에서도 승산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바야흐로 ‘신(新)한류’ 시대가 열렸다.



“그 열풍의 진원지가 바로 파리의 한국문화원이었고, 그곳에서 한국어를 배운 현지인들이 주도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한글과 K팝, 그 둘이 이뤄낸 상호작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죠.”

김태훈(사진) 해외문화홍보원장은 당시 문체부에서 예술정책 업무를 맡고 있었기에 진행과정을 고스란히 목격했다. 지난 2017년 9월 해외문화원장으로 임명된 김 원장은 행정 경험을 살려 전 세계 27개국 32개 한국문화원을 한류와 한국문화를 알리는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내 외신지원센터에서 만난 김 원장은 “취임 후 문체부 산하 기관 중 해외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경영지원센터 등 12개 기관을 묶어 해외진출협의회를 만들자 제안했다”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게 중요한 역할이고 기관 간 업무가 중복되지 않으면서 시너지를 내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국악원은 별도의 업무협약을 체결해 협력하기로 했다.

첫 해외 한국문화원으로 지난 1979년 5월 개원한 도쿄문화원이 올해 40주년을 맞았고 뉴욕·파리문화원이 내년 40주년을 앞두고 있다. 이들 한국문화원은 기관당 연 평균 1,000회 정도의 강좌를 개설하고 있어 교육기관의 역할이 크다. 김 원장은 강좌의 ‘양보다 질’을 강조해 “남미 쪽 신흥지역은 K팝이 강세고, 독일 쪽은 클래식·국악·재즈 등에, 도쿄문화원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차이점이 보이니 우리 교민과 현지인의 수요를 반영해 재편할 것”이라며 “세계 주요 10개국을 선정해 지역별·성별·세대별로 무엇을 원하는지 수요조사를 기반으로 ‘한류 빅데이터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슬기롭게 실행하는 전략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 한국문화원에서 전시·공연도 활발하지만 김 원장은 ‘격조있는 한국 문화’에 방점을 찍는다.



“K팝을 태동시킨 우리 문화의 근원을, 격조 있는 한국문화를 선보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국립국악원의 ‘꼭두’ 공연, 국립민속박물관 ‘때깔’ 전시, 국립무용단의 ‘묵향’ 등 전통을 세련되게 풀어낸 공연·전시를 해외에서 선보이려 합니다. 상업적인 퓨전국악밴드에 비해 출연료는 저렴하지만 수준 높은 ‘젊은 국악인’ 공연도 추진하고요.”

뿐만 아니라 한국미술을 깊이 있게 소개하기 위해 해외 평론가들을 국내 초빙하는 교류 프로그램, 해외 유명출판사 편집인들을 초대해 한국문학을 알리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K팝의 영향이 크지만 우리의 경제력도 기반으로 작용해 한국에 관한 모든 인식이 동반 상승했고 이제 한국은 ‘희망의 나라’로 인식됩니다. 미주와 유럽에서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 인기가 높아졌고 동남아 등지에서는 기회의 땅 한국에서의 취업을 위한 ‘생존언어’로 인기예요. 한국어를 비롯해 한국문학, 콘텐츠, 전통예술, 한식 등 우리 문화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사진 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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