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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법 시행도 전에...7,834명이 짐쌌다

대학들 부담 커지자 1학기에 전임강사 4,704명 대량해고

인문사회·예체능 비중 높아...비정규노조 "실제 2만명될것"

전공수업 감소·질 저하로 학생 피해 커져 대책 마련 시급

8월부터 ‘강사법’이 시행되기 이전인 올 1학기 때 시간강사 7,8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사들의 직업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법이 오히려 대량해고를 불러온 것이다. 대학에서의 전공수업 감소와 수업품질 저하가 우려되는 만큼 학생들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29일 지난 1학기 대학강사 고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399개 대학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강의 기회를 상실한 강사는 총 7,834명으로 13.4%가 직업을 잃어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강사직위를 잃은 강사 중 전업 강사는 4,704명, 따로 직업이 있으면서 강사를 하는 비전업 강사는 3,130명으로 집계됐다. 강사직에서 전임교원이나 초빙·겸임교원 등 더욱 안정적인 직업으로 옮겨간 강사는 3,787명으로 직업을 잃어버린 강사들의 절반가량에 불과했다.





이달부터 강사법이 시행되면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은 물론 4대 보험까지 지급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대학들이 미리 강사들을 대량해고한 것이다. 강의를 통해 사실상 생계를 꾸려가는 전업 강사는 강의가 없어지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고 수업 품질도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의를 잃은 전업 강사를 계열별로 보면 인문사회가 1,942명으로 가장 많았고 예체능(1,666명), 자연과학(633명), 공학(362명), 의학(101명) 순으로 나타났다.

강사들은 실제 직위를 잃은 강사들의 수가 이번 교육부의 발표보다 훨씬 많다며 정부와 대학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용섭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은 “대학별로 고용방식이 달라 구조조정 여파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며 “자체적으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실직한 강사가 2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강사 수 감소는 앞으로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 학문 생태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한 학기에 원래 주당 9시간 강의를 하던 전임교수가 32시간을 하는 경우도 생겼다”며 “대학 수업의 수준이 떨어지면서 고등교육의 학문 생태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강사법 시행 후 첫 학기를 맞은 대학들의 2학기 수업에 참여하는 강사 수가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이 대학의 올해 강사 1차 채용규모는 522명으로 지난해 전체 1,042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학교 측은 최근 채용을 더 했지만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른 대학들도 전공수업이 감소해 졸업 학점을 채우지 못하는 학생들이 나타나고 대형강의 중심으로 수업이 재편되는 등 피해가 커지는 형국이다.

교육부는 이날 강사 고용현황을 발표하면서 올해 추가경정예산에 280억원을 반영해 시간강사연구지원사업 등을 실시하는 등 대응책을 내놓았지만 강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내놓는 임시 대책으로 신진 연구자 중 어느 누가 만족할 수 있겠느냐”며 “대통령 공약이었던 공영형 사립대와 고등교육교부금법 등 혁신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운·이희조 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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