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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년은 ‘경험의 시대(Age of Experiences)’가 될 것입니다.”
김현석 삼성전자(005930) CE부문장(사장)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0’ 개막 전날인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호텔에서 진행된 CES 기조연설에서 ‘기술혁신이 가져다줄 일상의 변화’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김 사장은 “대부분의 사람은 제품을 구매할 때 제품 소유 자체가 아니라 그 제품이 가져다주는 편리함·안정·즐거움 등 삶의 긍정적 경험을 기대한다”며 “이 같은 개인의 요구가 모여 기술혁신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험의 시대에는 다양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변화시키고 도시를 재구성해야 한다”며 “삼성의 인간 중심 혁신이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날 첨단 하드웨어와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된 개인맞춤형 돌봄서비스 시장 확대를 예상하며 지능형 반려로봇 ‘볼리(Ballie)’를 공개해 참가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김 사장이 “하이 볼리, 관객들에게 인사하렴”이라고 이야기하자 야구공 모양의 로봇 볼리가 인사를 하는 듯한 전자음을 내 참석자들의 경탄을 자아냈다. 이후에도 볼리는 김 사장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주인을 쫓아다니는 반려동물 같은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는 볼리는 인간 중심 혁신을 추구하는 삼성전자의 로봇 연구 방향을 잘 나타내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볼리는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TV 등 주요 스마트기기와 연동하는 사물인터넷(IoT)의 허브 기능을 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볼리를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등을 담당하거나 운동 시 도우미 역할을 하는 로봇으로까지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또 ‘인간이 우선’인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삼성의 기술은 모두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며 “삼성전자는 개인이 더 안전하게 첨단기술을 누릴 수 있도록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순위에 둘 것이며 ‘착한 기술(Technology for Good)’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의 사회공헌(CSR) 비전인 ‘함께 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을 소개하며 삼성전자의 사회적 책임 강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사장의 뒤를 이어 무대에 오른 세바스찬 승 삼성 리서치 부사장은 “개인맞춤형 케어를 발전시키는 데 AI 리더십과 업계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며 미국 최대 통합의료 업체인 카이저퍼머넌트와 협업해 개발한 심장 질환 재활 프로그램 ‘하트와이즈(HeartWise)’를 소개했다. 하트와이즈는 모바일기기를 활용해 심장 질환 환자의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 발생 시 전문 의료진이 바로 진료할 수 있게 해준다.
삼성은 또 AI, 5세대(5G) 이동통신, 증강현실(AR) 등 첨단기술의 등장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소개했다. 페데리코 카살레뇨 삼성 북미디자인혁신센터장은 “집은 사용자 니즈에 반응하고 응답하는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다”며 “개인 모두가 집에 대한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집에도 개인맞춤형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기조연설 무대에서 웨어러블 보행보조로봇 ‘젬스(GEMS)’를 입은 사용자가 ‘AR 글라스’를 쓰고 가상 개인 트레이너에게 맞춤형 피트니스를 받는 장면을 시연해 참석자들의 갈채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미래 주방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경험의 진화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IoT 기반 냉장고인 ‘패밀리허브’가 가족을 위한 맞춤형 식단을 짜서 간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도록 요리법을 추천해주고 가정용 식물재배기가 키운 허브로 음식 맛을 더하는 식이다. 특히 AI 기반의 보조요리사인 ‘삼성봇 셰프’가 요리 과정을 도와주는 것도 미래에는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인 ‘도시화’ 추세를 언급하며 스마트시티에 대한 비전도 공유했다. 에밀리 베커 삼성 넥스트 전무는 “오는 2050년까지 인구의 70%가 도시에 거주하게 될 것”이라며 ‘스마트시티’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AI, 5G, 사물인터넷(IoT), 엣지 컴퓨팅 등에 기반한 기술혁신으로 에너지 사용 효율화 및 출퇴근시간 감소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 측은 서울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에 적용할 홈IoT 사례를 언급하며 간단한 음성명령으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거나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전기·수도·가스 등의 사용량을 확인하는 기능이 이제 일상에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또 스마트시티에서는 차량과 사물이 온라인으로 연결된 ‘V2X(Vehicle-to-Everything)’가 완벽히 구현될 것이라 강조했다. 향후에는 이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 등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스베이거스=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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